서울대 연구진,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막는 법 찾았다

한웅희 2024. 8. 6.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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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진이 배터리 화재를 순식간에 키우는 '열폭주' 현상의 발생 원인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서울대는 임종우 화학부 교수 연구진이 김원택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삼성 SDI 연구진과 공동으로 배터리 화재에서 온도가 급격히 치솟는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배터리 음극 표면에 고품질의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를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코팅 결과 열폭주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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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극 표면에 산화알루미늄 코팅
화재 키우는 원인도 최초로 규명


서울대 연구진이 배터리 화재를 순식간에 키우는 ‘열폭주’ 현상의 발생 원인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열폭주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제시했다.

지난 6월 23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에 이어 지난 1일 차량 72대가 전소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기차 사고 등 배터리 화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대는 임종우 화학부 교수 연구진이 김원택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삼성 SDI 연구진과 공동으로 배터리 화재에서 온도가 급격히 치솟는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달 초 신소재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화재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배터리 온도가 수 초 안에 1000도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 때문이다.

특히 국내 이차전지 업체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하이니켈 양극재는 용량이 크지만 열 안정성이 낮아 열폭주에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차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열폭주 메커니즘 규명이 중요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서울대 연구진은 방사광 가속기 기반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셀 내부의 화학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열폭주 초기에 음극 재료인 흑연에서 발생한 에틸렌 가스가 하이니켈 양극재로 이동해 산소 발생을 촉진하고, 이 산소가 다시 양극으로 돌아와 에틸렌을 형성하는 순환 과정이 확인됐다. 생성물이 다시 반응물을 만들어내며 반응을 증폭시키는 ‘자가증폭루프’가 발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음극 표면에 굳어져 나온 리튬과 반응해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열폭주 현상을 억지할 방안도 제시했다. 자가증폭루프에 따른 에틸렌 가스나 산소 발생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배터리 음극 표면에 고품질의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를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코팅 결과 열폭주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응용하면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력으로 추진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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