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4회 챔피언과 랭킹 1위 사이… 이승찬은 포기하지 않았다
최악의 대진표. 하지만 불굴의 레슬러 이승찬(29·강원도체육회)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승찬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30㎏급(최중량급) 16강전에서 미하인 로페스(쿠바)에 0-7로 졌다.
최악의 상대였다. 로페스는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120㎏급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 대회에서는 130㎏급에서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따낸 최강자다. 하필 이번 대회에선 시드를 받지 못했고, 8번 시드인 이승찬과 첫 판부터 만났다.
이승찬은 "모든 선수들이 결승과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올림픽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대진을 보고는 당황했다"며 "제일 안 좋은 대진이고, 위기였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그걸 기회로 바꿔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붙어보고 싶은 선수로 로페스를 꼽았던 이승찬은 "6월 헝가리에서 열린 랭킹 시리즈에 출전했을 때 훈련을 하면서 로페스와 부딪쳐봤다. 그때 다른 선수들은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로페스는 확실히 벽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승찬은 "당시에는 로페스가 체중이 좀 더 있었다. 로페스가 오랜만에 경기하는 것이라 압박하며 가려고 했는데, 워낙 노련했다. 전진하면서 맞잡기를 다 피해갔다. 그라운드 방어 상황에서 다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옆굴리기를 당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아직 내 실력이 로페스까지는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했다.
다행히 한 번의 기회는 왔다. 로페스가 준결승에 진출해 패자부활전에 나갈 수 있게 됐다. 두 번을 이기면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강하다. 1번 시드를 받은 아민 미르자자데(이란)와 싸워야 한다. 2022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지난해 세계선수권 금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강자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 2명을 연달아 만나는 불운을 맞았다. 그래도 이승찬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겠다"며 마지막까지 부딪혀 볼 생각을 밝혔다.
이승찬은 이미 한 차례 기적을 썼다. 올해 2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이 종목 국내 최강자인 김민석(수원시청)을 꺾었다. 모두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올림픽 아시아 쿼터대회도 통과했다. 첫 올림픽임에도 "오히려 다른 대회보다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가장 긴장감이 덜 했다. 오히려 설렜다"는 이승찬은 "올림픽을 경험하니 더 동기부여가 된다. 0-7로 크게 졌지만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단계씩 극복하겠다"고 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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