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급 공포”… 코스피 사상 최대 폭락

이광수,황인호 2024. 8. 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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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한국 증시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5일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급격한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 4년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중단)가 발동됐지만 기계적 반등도 없는 폭락장이 종일 지속됐다.

지수가 오후 2시14분쯤 8% 넘게 하락하자 주식 매매가 20분간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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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77% 코스닥 11.30% ↓
4년5개월 만 서킷브레이커 발동
하루 새 시총 235조원 날아갔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진 뒤 전 거래일보다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 증시 사상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마감했다. 급격한 매도세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모두 발동됐다. 권현구 기자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한국 증시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5일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급격한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 4년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중단)가 발동됐지만 기계적 반등도 없는 폭락장이 종일 지속됐다. 이날 하루에만 양 시장에서 시가총액 235조원이 증발했다. 예상치 못한 급격한 폭락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8.77%(234.64포인트)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가 개장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2%(64.89포인트)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며 한때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힘없이 700선을 내주고 전 거래일보다 11.30%(88.05포인트) 내린 691.2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오전 11시14분쯤 변동성 완화 장치인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됐지만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지수가 오후 2시14분쯤 8% 넘게 하락하자 주식 매매가 20분간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증시 폭락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과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현상) 청산 우려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선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실업률이 4.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임박 관측 등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부각된 것도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이 1조5281억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내다팔았고 기관도 273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69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상장 종목 937개 가운데 924개(98.6%)의 주가가 내렸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11개뿐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날 12.40% 내리며 1987년 10월 20일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8.35% 급락해 사상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금융 당국은 이날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한국의 실물경제·금융시장 여건에 비해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광수 황인호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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