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수사 vs 사찰… 이재명 폰 가입자 정보 조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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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과 언론인을 상대로 무더기 통신가입자정보(통신자료) 조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사찰'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21년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과 기자, 가족·지인, 변호사 등의 가입자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사찰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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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아전인수식 정쟁에 이용”
“통신자료도 영장 받아야” 논의도
검찰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과 언론인을 상대로 무더기 통신가입자정보(통신자료) 조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사찰’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야권은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가 무분별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한다. 반면 사법부에서 적법성을 인정한 수사 방식을 정치권이 ‘아전인수’식으로 정쟁에 이용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월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추미애 민주당 의원 및 언론사 기자 등의 휴대전화번호에 대한 가입자정보를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았다. 검찰은 지난 2일 이들에게 조회 사실을 통지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놓고 불법적 정치 사찰을 자행하는 지경”이라며 “박정희, 전두환 같은 독재자들도 혀를 내두를 포악한 정권”이라고 쏘아붙였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명예훼손 수사에는 수천 명의 통신정보를 조회한 검찰이 주가조작과 명품백 수수 사건에서 김건희씨 통신정보를 조회한 적이 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은 법원으로부터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나 핵심 참고인이 누구와 통화했는지 통화내역을 확보한다. 여기엔 전화번호만 적혀 있다. 수사기관은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해 해당 번호 이용자의 성명 등 정보를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법령에 근거한 방식이지만 수사기관이 정치적 사건에서 광범위하게 가입자정보를 확인하는 경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21년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과 기자, 가족·지인, 변호사 등의 가입자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사찰 논란이 일었다. 2021년 12월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공수처를 겨냥해 ‘미친 사람들’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당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법령에 의한 행위라 사찰이라 할 수 없다”며 “통신자료 조회는 수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라고 했다. 이번에 검찰이 자신의 가입자정보를 조회한 사실을 공개하며 보여준 반응과는 달랐다. 당시 공수처의 자료 조회에 반발한 변호사단체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지난 2월 “혐의가 소명된 사람에 대해 통화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것은 수사에 필요한 범위”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2년 7월 통신자료 조회의 적법성은 인정하면서도 사후 통보 절차가 없는 부분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조회 시 30일 이내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에서 30일을 넘겨 통지된 것에 대해 ‘총선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검찰은 법령에 따라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을 경우 6개월까지 유예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헌재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가입자정보 조회에 영장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봤지만 일각에선 법원이 영장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절차의 적법성을 보완할 수 있지만 수사 지연이 가중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지호 박장군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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