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17일째, 서울·광주 15일째 열대야…‘한프리카’ 됐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추(立秋)’를 하루 앞뒀지만, 폭염의 기세는 식지 않고 있다. 전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곳곳에서 열대야 최장 기록이 바뀔 전망이다. “전국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화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5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간밤 대구 지역 최저 기온이 26.3도로 관측되며, 지난달 20일부터 16일째 열대야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라 기상 관측 이래 이 지역 열대야 최장 기록(21일, 2001년)을 새로 쓸 가능성이 크다.
강원도 강릉 지역은 이미 열대야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19일부터 17일째 열대야로, 기존 기록(16일, 2013년)을 갈아치웠다. 강릉은 지난 1일 밤 최저기온이 31.4도를 기록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11년 이후 113년 만에 가장 더운 밤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밤마다 경포해수욕장 곳곳에선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남대천과 바다가 만나는 솔바람다리, 강릉과 인접한 해발 832m의 평창 대관령 정상에도 강릉 주민과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주민 권모(44)씨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밤이면 시원한 바람 부는 곳을 찾는 게 일상이 됐다”며 “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광주에서도 지난달 21일 이후 15일째, 제주는 7월 15일 이후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2일로, 평년 같은 기간(3.7일)보다 길다. 지난달에는 평균 8.8일로 7월 기준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에는 이날 오후 한때 각각 시간당 60.5㎜와 50.3㎜의 ‘물폭탄’ 소나기가 쏟아졌다. 이에 이례적으로 호우경보와 폭염경보가 동시 발령되기도 했다. 6일에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지만,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날 경기 양평군 옥천면은 39.2도까지 기온이 올랐고, 전날 40도를 찍었던 경기 여주시 점동면도 38.4도를 기록했다. 소나기로 습도가 올라가면서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높은 곳도 많았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 33.7도를 기록했는데, 체감온도는 34.7도까지 치솟았다. 습도가 10% 증가하면 체감온도는 1도가량 높아진다. 이런 무더위는 적어도 광복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15일까지 아침 기온 23~27도, 낮 기온 30~35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 기간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가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며 건강관리를 당부했다.
실제로 최근 전국 곳곳에선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6시55분쯤 대구시 군위군 의흥면 한 참깨밭에서 일하던 7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사망 11명을 포함해 총 1546명이 폭염 피해를 봤다.
강릉·대구=박진호·백경서 기자, 천권필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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