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세금, 한양까지 어떻게 바다로 옮겼을까
조선시대 세금이었던 곡식을 배로 옮기는 조운(漕運)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부산 영도구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오는 10월 27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2024년 기획전시 ‘조행일록(漕行日錄), 서해바다로 나라 곡식을 옮기다’를 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조행일록은 조선시대 함열(현 전북 익산 일대)현감이었던 임교진이 쓴 일기다. 일기는 1863년 전라도의 세곡을 한양으로 운반한 과정을 담고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19세기 조운 실태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곡식을 배로 옮겼던 조운 과정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임교진의 조행일록’을 중심으로 세곡 운송 과정을 총 3부로 나눠 보여준다.
1부 ‘나라 곡식이 금강으로 모여’는 임교진이 함열 현감으로 부임한 후 금강 일대 8개 고을의 세곡을 걷고 출항하는 과정을 담았다. 조행일록과 함께 함열현의 옛 지도, 당시 전라도 현황이 적힌 문서 등이 함께 전시된다.
2부 ‘서해를 따라 경강(현 한강)을 향해’에서는 조운선이 금강을 벗어나 서해로 향하면서 풍랑을 만나 배가 파손되는 등 다양하게 겪은 일들을 보여준다. 방문객들은 서해 항로를 연출한 대동여지도, 조운선 물길 안내를 마친 후 발급한 증명서, 조선시대 침몰선인 마도 4호선 출수 유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3부 ‘또 다른 난행, 경강을 거슬러 한양으로’는 한강 항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양에 도착한 후 세곡을 납부하는 과정을 담았다. 광흥창(세곡을 쌓아두었다가 관리들의 녹봉을 지급하던 곳) 관리의 승진 임명장(국가지정유산 보물)과 광흥창 인장, 세곡 납부 문서 등이 전시된다. 특히 현재까지 단 두 점만 알려진 조운 일기 중 하나인 조희백의 ‘을해조행록(국립중앙도서관 소장)’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연계 행사도 열린다. 낮 관람이 어려운 성인들을 위해 학예사의 해설을 듣고 차를 마시며 감상을 나누는 ‘큐레이터의 시선’이 8월과 9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 중 조행일록 속 등장인물의 동명이인에게는 선물도 주어진다.
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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