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술핵 탑재 가능한 ‘미사일 발사대’ 250대 휴전선 배치
북한이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최전선에 배치한다고 밝히며 ‘탄도미사일 물량 공세 작전’을 공식화했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던 수단이 장사정포를 넘어 탄도미사일로 진화한 셈이다.
5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평양에서 열린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인계인수 기념식에서 중요 군수기업소들에서 생산된 250대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가 국경 제1선 부대에 인도됐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23대씩 열을 맞춰 늘어선 250대 이동식 발사대(TEL)는 ‘화성-11라’형으로 명명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의 발사 플랫폼으로 파악된다. 정밀 타격이 가능한 한국의 전술지대지유도무기 케이티즘(KTSSM)을 빼닮아 ‘북한판 KTSSM’으로도 불리는 해당 미사일은 2022년 4월 첫 시험발사 후 지금까지 4차례 발사됐다. 150㎞ 안팎의 거리를 30㎞ 이하 저고도로 비행해 탐지가 까다롭다고 한다.
250대의 TEL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을 뿜어내면 한국이 요격하기 힘들다. 한국 입장에선 TEL 1대당 4개 발사관이 탑재된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00발의 물량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는 의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전 전선에서 적에 대한 압도적인 공격 역량과 타격력의 우세로써 작전상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RBM을 장사정포처럼 수도권을 향해 ‘다발’로 쏘기 위해 TEL 대량 생산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얘기다.
특히 우려할 대목은 김정은이 “화력임무 공간의 다각화를 실현하고 특수한 물리적 힘 전술핵의 실용적 측면에서도 효과성을 제고하게 됐다”고 주장한 점이다. 전술핵을 아우르는 여러 종류의 탄두를 탑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남 핵 타격 수단이 서서히 접경지대에서 구조를 갖춰간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핵탄두 카트리지 화산-31을 공개하면서 투발수단이 그려진 패널을 통해 CRBM에도 화산-31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미사일 방어체계를 재점검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DMZ 인근에서 전술핵 등을 섞은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서울은 물론 평택 캠프 험프리스 등 주요 거점을 향해 쏠 수 있다는 건 위력 면에서 170㎜ 자주포, 240㎜ 방사포 같은 기존 장사정포와는 위협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 주장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TEL 250대에 탑재할 미사일과 이를 운용할 수 있는 병력을 꾸준히 확보하고 유지하는 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김정은은 또 “대화도 대결도 우리의 선택으로 될 수 있지만, 우리가 보다 철저히 준비되어있어야 할 것은 대결이라는 것이 30여 년간의 조미(북·미)관계를 통해 내린 총화”라며 “대화를 하든 대결을 하든 강력한 군사력 보유는 주권국가가 한시도 놓치지 말고 또 단 한걸음도 양보하지 말아야 할 의무이며 권리”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대화를 언급한 건 2021년 6월 이후 3년여만이다. 김정은이 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3년만에 다시 대화를 수면 위로 띄운 건 트럼프 당선 가능성까지 포함해 미 대선 국면에서 몸값을 올리기에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근평·이유정·박현주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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