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레전드', 처음부터 만난 레슬링 이승찬..."당황은 해, 아직 실력이 그 정도 못 되네요" [2024 파리]
차승윤 2024. 8. 5. 23:31
"대진표 보고 당황은 했죠. 누구를 만나도 금메달은 따는 게 목표였는데, 아직 제 실력이 거기까지는 못 따라가고 있던 것 같아요."
한국 레슬링 올림픽 대표팀 이승찬(28·강원도체육회)이 2024 파리 올림픽 첫판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승찬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130㎏급 16강전에서 쿠바의 미하인 로페스에게 0-7로 완패했다.
첫 올림픽에 나섰던 이승찬에게 올림픽 5연패를 노리는 로페스는 다소 버거운 상대였다. 로페스는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는 120㎏급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서는 130㎏에서 우승해 올림픽을 4회 연속 제패한 이 종목 최강자다. 1982년생으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정상급 기량이 여전하다.
이승찬에게 로페스는 꼭 한 번 다시 붙어보고 싶은 상대였다. 공식 맞대결은 없었지만, 지난 헝가리 랭킹시리즈 경기 후 훈련 때 맞잡아본 게 그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고 했다. 이승찬은 "노장인데도, 직접 부딪혀보니 벽을 상대하는 것처럼 막강했다. 괜히 4연패를 한 게 아니다 싶더라"며 "혹시 그와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면 이번 대회 가장 큰 목표를 이루는 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만남은 결승이 아닌 첫 무대에서 이뤄졌다. 이승찬은 "사실 누구랑 만나도 결승을 가고, 금메달을 딴다는 마음이 확고했다"면서도 "대진표를 보고 조금은 당황했다. 그래도 마음 속에선 '제일 안 좋은 대진이지만 기호로 바꿔보자' 생각했다. '내가 해온 과정들을 충실히 하고, 경기에 잘 나올 수 있게만 하자'고 다짐했다"고 떠올렸다.
이승찬은 "지난 6월 헝가리 타타에서 랭킹 시리즈 때 캠프 훈련을 하며 잡아봤다. 그와 해보니 '다른 선수들과도 해볼 수 있겠다' 느꼈다. 물론 로페스를 상대로는 그때도 확실히 벽이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이승찬은 "로페스는 이번 대회에 맞춰 체중(15㎏)도 많이 뺐고, 실전도 오랜만인 상태였다. (그걸 이용해) 처음부터 압박 전략으로 가려고 했는데, 상대가 워낙 노련했다"며 "전진하면서 맞잡기를 시도했는데, 로페스가 뿌리친 후 바로 붙어서 패시브를 빼앗았다. 그게 아쉽다"고 떠올렸다.
이승찬은 "그라운드 방어선 안에서 마지막에 다 방어했다고 생각했는데, (실패해) 굴러가면서 흐름이 많이 넘어간 것 같다. 그게 아쉽다"며 "상대가 워낙 노련했다. 맞잡기가 워낙 좋다. 내가 따라가기엔 아직 실력이 그 수준까지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복기했다.
끝이 아니다. 올림픽 대회 규정 상 로페스가 결승에 올라가면 이승찬은 패자부활전에 출전할 수 있다. 패자부활전은 6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인 이승찬은 이번 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생각하고 도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련이 사라지는 대신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승찬은 "아무래도 동기 부여가 더 되는 쪽이다. 스코어는 0-7로 졌지만, 경기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스탠드에서 뺏긴 부분이 아쉽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극복하면 된다는 동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경험한 올림픽에 대해서도 "이상하게 들릴 수있지만, 지금까지 경기하면서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가장 긴장감이 덜했던 것 같다. 오히려 좀 설렜다. 워낙 준비도 잘 됐다. 그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이승찬은 이제 패자부활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승찬은 "로페스가 90% 이상 결승에 갈 거로 생각힌다. 그렇다면 내가 내일 패자부활전에 나갈 수 있다. 거기에 집중하겠다"며 "물론 결과로서 아쉬운 건 맞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기다리고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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