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직격 발언', 대상은 협회...김학균 감독 "세영이가 '바뀌어야 하지 않겠냐' 하더라" [2024 파리]
차승윤 2024. 8. 5. 21:11
"인터뷰 마친 후에 '감독, 코치에 대한 문제였니'라고 물으니 '그건 아닙니다' 하더라. 그러면서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하더라."
한국 배드민턴 간판 스타, 세계랭킹 1위,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22·대한민국)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직격했다. 김학균 대표팀 총감독은 "협회 운영에 대해 선수가 감정이 쌓인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이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승리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서 안세영이 꺼낸 말은 다소 뜻밖이었다. 결국 이유는 지난해 AG 결승전에서 입은 무릎 부상이었다. 안세영은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고 낫기 힘들었다. 대표팀이 이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조금 많이 실망했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한수정 트레이너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를 많이 보셨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정말 죄송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협회와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라고 전했다.
본인의 거취를 포함한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이다. 핵심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AG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됐던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 과정으로 보인다. 당시 안세영은 천위페이와 경기 도중 무릎을 다치면서 이후 올림픽 준비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재활과 부상을 반복했고, 기량을 되찾는 데도 다소 시간이 걸렸다.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세영은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풀어 꺼냈다. 안세영은 "내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오진이 문제였던 거로 보인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는 최소 2주 재활 진단이 나왔다.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는데, 오진이었다.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고 이는 안세영이 슬럼프를 겪는 시작점이었다.
안세영은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았다"며 "꿋꿋이 참았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성적 역시 협회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랭킹 1위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긴 했으나 대표팀 전반적으로는 다소 부진한 마무리다. 남자 복식과 혼성 복식에 모두 나섰던 서승재는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다가 메달을 따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안세영은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보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에게 먼저 연락이 닿았다. 김 감독은 "인터뷰가 끝나고 기사가 올라온 걸 봤다. 우리 대표팀 내 선수, 지도자와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인터뷰 후 세영이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 코치나 우리 대표팀에서의 일은 아니지 않니?'라고 묻자 '네, 아닙니다' 그러더라"고 했다.
안세영다운 대답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세영이가 '바뀌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더라. 김 감독은 "대표팀이라는 말에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나와 선수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면 내 말을 들어줬겠나"라고 전했다.
김학균 감독은 이어 "협회가 운영되는 부분에 감정이 많이 쌓였던 부분이 있다. 감독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바통은 배드민턴협회로 넘어갔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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