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나 홀로 소외’…속 타는 김동관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8.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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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업종 ‘슈퍼 사이클’ 기대감을 타고 주요 조선사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빅3 가운데 한화오션만 실적·주가 모두 부진해 눈총을 산다. 승계 정당성 확보가 갈급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도 한화오션 부진은 뼈아픈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시스템 → 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김 부회장이 방산·에너지·화학부문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빅3 조선사 가운데 실적·주가 모두 부진하다. 최근 한화오션 주가는 3만원 초반대로 지난 4월 고점 대비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경쟁사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주가가 올 들어 2배 가까이 뛴 것에 비하면 초라하단 평가다. 주가 부진은 실적 탓이다. 한화오션은 올 2분기 영업손실 96억원을 냈다. 한화오션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82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2분기 흑자를 점쳤지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냈다.

시장과 산업계에서는 한화오션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몇 가지 원인을 꼽는다. 첫째, 상대적으로 저가 수주 비중이 높다. 한화오션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2020~2021년 저가 수주한 컨테이너선이 실적 발목을 잡는다. 업황이 부진하던 때 고정비라도 건지려 건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사실상 적자 수주를 늘렸던 게 부메랑이 됐단 지적이다. 저가 수주 잔고는 감소세를 보이지만, 내년 상반기나 돼야 완전히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화오션은 조선 빅3 가운데 흑자전환 속도가 가장 늦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조선 시절 핵심 인력 이탈이 많은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내·외국인 근로자로 현장 인력을 충원 중이지만, 과거 숙련공에 비하면 공정 진척도 측면에선 비교 불가라고 조선업계는 입을 모은다. 최근 한화오션이 상선과 특수선 등 인도 일자를 못 지켜 보상금을 물 처지가 된 것도 인력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뒤 구매부서를 서울 본사와 통합한 것도 현장과 단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납품업체와 유착관계를 끊고 비용 절감을 하겠단 취지지만, 현장과 단절돼 현장 이슈 대응력이 낮아졌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은 공정 진척도를 따라 납기일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급하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자재, 인력 등을 충원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구매 의사 결정을 내리면 기민한 대응이 힘들 수 있다”며 “조선업 호황에서 한화오션만 소외돼 김동관 부회장도 속이 탈 것”이라 말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1호 (2024.08.07~2024.08.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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