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있게 끝내겠다" 약속 지킨 안세영…태극기 휘날리고 셔틀콕 여왕 '대관식' [파리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8. 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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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중국의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안세영이 파리에서 배드민턴 여왕의 대관식을 마쳤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정복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손에 넣고 '세계 최강'의 입지를 완벽하게 다졌다.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중국의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이겼다. 

안세영은 앞선 8강과 준결승전에 이어 결승에서도 '슬로 스타터' 기질을 보였다. 허빙자오에게 1게임 초반 리드를 뺏기면서 스코어 6-8 열세 속에 게임을 출발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조금씩 몸이 풀린 듯 서서히 허빙자오를 압도했다. 빠르게 동점의 균형을 맞춘 뒤 특유의 그물망 수비에 이은 빠르고 정확하고 강한 스매시가 살아났다. 1게임을 23분 만에 스코어 21-13으로 따내고 금메달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중국의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안세영은 2게임에서도 허빙자오를 상대로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 중반까지 동점으로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지만 11-11에서 조금씩 격차를 벌려갔다.

허빙자오의 공격 범실이 늘어난 데다 안세영의 강점인 '강철 체력'이 게임이 진행될수록 빛을 발했다. 안세영은 더욱 거세게 허빙자오를 몰아붙인 끝에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안세영은 20-15에서 허빙자오의 공격 범실로 마지막 한 점을 추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코트에 무릎을 꿇고 짧은 세리머니를 펼친 뒤 허빙자오에게 격려 인사를 건네는 승자의 품격도 보여줬다. 

안세영은 시상식에 앞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코트를 누볐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중들과 함께 금메달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중국의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방수현이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28년 만에 끊겼던 금맥을 다시 캐냈다. 안세영 스스로도 커리어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 대회 때 8강에서 탈락했던 아픔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한국이 하계 올림픽 배드민턴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것도 2008 베이징 올림픽 혼성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의 쾌거다. 우리나라는 역대 올림픽 배드민턴에서 금메달 6개를 수확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여자 단식에서 금맥은 물론 메달리스트조차 배출되지 않았다.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까지 포디움에 오른 선수가 없었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중국의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여자 복식 정소영-황예영, 남자 복식 김문수-박주봉 ▲1996 애틀랜타 대회 여자 단식 방수현, 혼성 복식 김동문-길영아 ▲2004 아테네 대회 남자 복식 하태권-김동문 ▲2008 베이징 대회 혼성 복식 이용대-이효정 등이 올림픽 무대를 정복했다.

한국 배드민턴 28년의 한은 안세영이 풀어줬다. 안세영은 도쿄 올림픽 노메달의 아픔 이후 3년 동안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2022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단식 동메달, 2023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월드 클래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면서 아시아를 정복했다.

안세영은 지난 4일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가 아쉬울 정도로 힘들지만 그래도 결승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정말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계속 내일 결승만 생각해야 될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중국의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또 "포디움에 오르는 상상은 정말 많이 했다. 내 MBTI가 INFJ이기 때문에 상상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잠도 못 자고 몸이 막 굳고 그런다"고 말했던 가운데 완벽한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안세영은 대선배들의 뒤를 이어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렁찬 목소리로 애국가를 부르게 됐다. 안세영이 결승을 앞두고 공언했던 '낭만' 가득한 엔딩이 완성됐다. 

한국 배드민턴도 혼합복식 김원호-정나은 조의 은메달을 제외하고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수확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운데 안세영의 금메달로 갈증을 풀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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