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굳히기' 노리는 KIA, 새 외인과 가을야구 준비할까...'9G ERA 4.53' 알드레드 1군 엔트리 말소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곧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1군 엔트리 등록 및 말소 현황을 발표했다. 알드레드를 포함해 5명이 말소됐다. 등록 선수는 없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나 알드레드다. 알드레드는 지난 5월 29일 KIA와 총액 32만5000달러(계약금 2만5000달러, 연봉 3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한국 땅을 밟았으며, 올 시즌 9경기 43⅔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지던 윌 크로우가 5월 초 부상을 당했고, 공백을 최소화해야 했던 KIA는 알드레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알드레드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1경기 1이닝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87경기(선발 28경기) 12승 14패 9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86의 성적을 남겼다.
알드레드는 KIA에 오기 전까지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소속으로 경기를 뛰었다. 성적은 9경기(선발 9경기) 34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6.88. 평균 시속 140km 중반의 직구와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과 더불어 좋은 디셉션이 장점으로 꼽힌다는 게 KIA의 설명이었다. 팔꿈치 부상을 당한 크로우가 수술대에 오르게 된 만큼 알드레드의 호투를 기대해야 했던 KIA다.
5월 31일 입국한 알드레드는 비자 발급, 시차 적응 등의 과정을 마친 뒤 6월 초부터 실전에 나섰다. 6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며, 3이닝 6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후 세 차례의 등판에서는 안정감을 찾았다. 6월 1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이닝 5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20일 광주 LG 트윈스전(6이닝 2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2실점 비자책)과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8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에서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다만 7월 이후의 흐름은 아쉬웠다. 알드레드는 7월 한 달간 5경기 23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5.32를 마크했으며, 특히 삼성 라이온즈를 두 차례(3일 대구, 18일 광주) 만나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해야 하는 KIA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알드레드의 가장 큰 단점은 우타자와의 맞대결에서 약하다는 것이었다. 알드레드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50에 불과하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84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또 KIA로선 알드레드가 좌타자에게 단 1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으나 우타자에게 홈런을 4개나 허용한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팀이 하나둘 늘어났다. 지난달 24일 광주에서 알드레드를 만난 NC 다이노스의 경우 좌타자 1명(박민우)-우타자 8명으로 우타자 중심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가장 최근에 알드레드를 상대한 두산(7월 30일) 역시 우타자를 6명이나 라인업에 배치했다.
지난달 말 알드레드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범호 KIA 감독은 "우타자, 좌타자를 모두 상대했을 때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2선발이 필요하다"며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분석 등을 하면서 어떤 게 좋을지 판단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수 본인은 한국에 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알드레드는 "KIA 타이거즈라는 팀에 오게 된 게 나로선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무조건 여기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알드레드가 남은 시즌을 소화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알드레드이지만,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알드레드의 등판이 불발됐다. KIA는 알드레드가 아닌 김도현을 6일 광주 KT 위즈전 선발로 예고했고, 알드레드에게 엔트리 제외를 통보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시한은 8월 15일이다. 규정상 8월 15일 전에 영입된 선수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가을야구까지 생각해야 하는 KIA가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알드레드의 대체자로 거론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좌완 에릭 라우어다. 라우어는 빅리그(2018~2023년) 통산 120경기(선발 112경기) 596⅔이닝 36승 37패 평균자책점 4.30을 올렸으며, 마이너리그(트리플A) 통산 성적은 36경기(선발 30경기) 145⅓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4.64다.
라우어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경기를 소화 중이며, 19경기(선발 16경기) 75⅓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5.26을 마크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소개 문구에 'KIA Tigers'라는 문구를 작성하면서 한국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알드레드와 더불어 NC 다이노스 투수 김태현, 외야수 박한결, 키움 히어로즈 투수 이명종, 조영건이 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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