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與 “尹 거부 강력 건의”
야당이 소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8월 국회 첫날인 5일 단독 표결로 처리했다. 21대 국회에서 야당 단독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이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재의결에 실패해 폐기된 지 8개월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79인 중 찬성 177인, 반대 2인으로 해당 법안을 의결했다. 야 5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개혁신당 이주영· 이준석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에 이어진 야권의 법안 강행에 반발하면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기를 강력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부결된 순직해병 특검법처럼 거부권 행사→재의결→폐기 수순을 밟겠다는 것을 시사한 모양새다. 앞서 야당이 강행 처리한 '방송 4법'이나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유력한 만큼 결과적으로 22대 국회 개원 이후 두 달여 간 '야당의 입법 강행→여당의 거부권 카드'라는 쳇바퀴 공식이 모두 7개 법안째 이어질 전망이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이란 별칭은 2014년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쌍용차 파업 노조원을 지원하기 위해 성금을 노란 봉투에 담아 전했던 것에서 따왔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들어 '당론 법안’으로 지정해 재발의해 이날 통과시킨 법안은 21대에서 폐기된 법안에다 ▶2조 4호(노조가입자 제한 요건) ▶3조 2항(노조·근로자 면책) ▶3조의 2(사용자의 책임 면제 가능) 등 3개 조항을 새로 추가했다. 기존보다 노동자 측의 입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 재계에서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꼽는 3조 2항은 사용자의 불법행위가 있으면 노조나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없애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3조의 2는 사용자가 쟁의행위에서 발생한 노조의 손해배상 의무를 면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2조 4호는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요건에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삭제했다. 근로자가 아니란 이유로 노조의 권리를 박탈하지 못 하게 막은 것이다. 이럴 경우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까지 노동조합 테두리로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없게 된다는 이유로 재계에선 “노동법의 체계를 뒤흔드는 조항”이라고 반발한다.
한편 국회는 이날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처리했다. 여야는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재석 271명 중 찬성 206명, 반대 58명,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에서 노경필·박영재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이 후보자는 자녀의 비상장주식 매입 관련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 차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보류됐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윤 정부에서 이 후보자보다 진보적인 인사를 기대할 수 있겠냐는 내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여야의 정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양곡관리법·농수산물 가격안정법·한우법 등 3건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양곡관리법과 한우법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해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법안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재표결에서 부결된 ‘순직해병 특검법’ 추진을 벼르는 동시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자체 특검안 발의를 압박하고 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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