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확정 후 예비군 사격에 '절레절레', 말년병장 조영재 "만기 전역하겠습니다" [2024 파리]

윤승재 2024. 8. 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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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재. 게티이미지


"만기 전역하겠습니다." 올림픽 무대에서 은빛 총알을 쏜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대단한 결심을 내렸다. 

조영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합계 25점으로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로써 조영재는 한국 속사권총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조영재는 전역을 한 달 남은 '말년 병장'이다. 이번 은메달로 '조기 전역'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조영재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만기 전역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조병기 씨의 영향도 있었다. 조영재의 아버지는 30년 동안 군 생활을 하고 지난해 준위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영재는 올림픽 이전부터 "메달을 따도 만기 전역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메달 획득 후에도 그는 "만기 전역은 진심이었다. (만기 전역까지)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다. 부대에서 동기들과 같이 시간 보내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격 대표팀과 기념 사진을 찍는 조영재. 게티이미지


이날 조영재는 리웨훙(중국)과 엎치락뒤치락 경쟁 끝에 마지막 5발을 앞두고 은메달을 확정했다. 마지막 시리즈를 앞두고 3점 차로 끌려가고 있었는데, 먼저 쏜 리웨훙이 5발을 모두 성공시키면서 조영재의 마지막 5발과 상관없이 은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때 조영재가 빠르게 5발을 쐈는데 이날 경기 처음으로 1점을 맞췄다. 

이 장면을 두고 한국에서는 '조기 전역을 확정해 예비군 사격을 한 것 같았다'는 농담이 나왔지만, 조영재는 "집중했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쏘려고 했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다. 최선을 다했다"고 손사래를 쳤다.

속사권총은 남자 선수만 치르는 종목이다. 조영재는 "속사권총이 지금은 선수가 적어서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있는데, 직접 해보면 재미있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기부여를 해준 전 소속팀 선배 김서준(현 부산시청)에게도 "여기까지 오는 기회를 준 선수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조영재의 은메달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한 한국 사격은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종전 기록은 2012 런던 대회의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였다. 

한국 사격은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 여자 공기소총 반효진(16·대구체고), 여자 25m 권총 양지인(21·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이 공기소총 혼성, 김예지(31·임실군청)가 공기권총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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