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원내대표 회동…간호법 전세대출사기법 간극 커
‘강(强) 대 강(强)' 여야 대치 정국을 돌파할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간 만남이 별 소득 없이 끝났다.
5일 양당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지난달 22일 만나 정국 돌파를 위한 ‘매주 월요일 점심’을 정례화한 뒤 2주 만에 성사된 만남이었다. 그간 국회에서 법안 강행 처리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치가 반복된 터라, 이날 회동에 관심이 쏠렸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찬에서) 정쟁 없이 대화를 잘 해나가자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법안 얘기까진 나누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양당 원내대표간 오찬에서 극적인 합의점이 나오는 거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다. 추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이견이 적은 민생 법안 선(先) 처리를 공개적으로 제안했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는 ▶간호법 ▶인구전략기획부 신설법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화물표준운임제법 ▶국가기간전력망 확충특별법 등 9개 법안의 구체적 명칭도 나열했다.
그러나 오찬에선 “상임위원회에서 이견을 좁혀 논의하자”는 원론적 얘기만 오갔을 뿐, 구체적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고 한다. 추 원내대표는 “간호사법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이 있고 상임위에서 논의하고 있으니 (이견을) 좁혀서 빨리 마무리를 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전세사기특별법, 간호법이 지금 상임위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아직도 ‘상임위 차원 논의’ 운운하는 걸 보면 갈 길이 멀다”(국회 관계자)는 평가가 나온다. 8월 임시국회에서 성과를 내려면 지금부터 여야 원내 지도부가 법안 리스트를 펼치고 협상을 개시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두 원내대표가 직접 언급한 법안도 여야의 입장차가 적지 않다. 간호법은 법안 명칭부터 여당은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을, 야당은 ‘간호법’을 고집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진료지원(PA) 간호사 업무 범위,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학력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도 팽팽해 “상임위에서 이견을 좁힐 단계는 지났다”(복지위 관계자)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사기특별법의 간극은 더 크다. 국민의힘이 낸 개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공공임대 주택을 장기 제공해 거주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민주당 법안은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피해자에게 임차보증금을 선(先)지급한 뒤 나중에 회수하는 방식이라 접근법이 정반대다.
정치권에선 8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갈등이 더 심해질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지뢰밭 일정’이 줄줄이 다가와서다. 민주당은 6일 방송통신위원회 현장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9일에는 청문회를 열어 취임도 하지 않은 공영방송 신임 이사를 부르고, 이후엔 ‘공영방송 장악’ 국정조사까지 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선 14일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 검사 탄핵 추진을 위한 청문회를 연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 공백 상태에선 당분간 대치 국면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8·18 전당대회가 끝나고 이재명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한 뒤에야 주고받기 협상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호 출범 뒤 6일 첫 당정
한편 정부와 국민의힘은 6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한 금융 지원 등 피해 대책 방안을 논의한다. 한동훈 대표 당선 뒤 첫 당정회의다. 국민의힘에서는 추 원내대표, 배준영 원내수석과 김상훈 정책위의장,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참석한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부처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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