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도 낮춰"…태극궁사 최상 컨디션 만든 무기, 모자였다

최선욱 2024. 8.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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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복사냉각 모자'를 쓰고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싹쓸이’ 한 양궁 대표팀의 모자가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같은 디자인 제품은 5일 현재 품절 상태다. 여자 대표팀 3인은 이번 대회 내내 이 모자를 썼고, 남자 선수 중에선 김제덕(20)이 3년 전 도쿄올림픽 때 착용했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이 쓴 모자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기능성 원단이 쓰였다. 야외에서 열리는 양궁 경기에선 선수가 더위와 직사광선에 노출된다는 점을 감안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개발한 원단이다. 특히 7~8월에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 대한 대비책으로 모자 소재를 개발했다는 게 대한양궁협회 후원사인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의 소재 연구팀은 코오롱인더스트리 등과 협업해 모자 시제품을 만든 뒤 일반 모자를 함께 두고 온도 측정 실험을 했다. 적외선으로 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 모자보다 최대 5도까지 낮은 온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양궁팀이 쓰는 ‘복사냉각 모자’가 탄생했다.

이 원단은 앞으로 현대차·기아의 차량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선루프를 가렸다 열었다 하는 롤 블라인드(Roll Blind)에도 이 복사냉각 원단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에어컨 없이 여름철 차량 온도를 주변 환경보다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며 “에너지 절약을 돕고 탑승의 편안함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전훈영(오른쪽 두번째)은 경기 후 정의선 양궁협회장과의 만남에서도 '복사냉각 모자'를 썼다. 사진 대한양궁협회


모자는 챙 끝부분 끈을 조절해 착용자 본인에게 맞는 시야 확보를 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양궁 뿐 아니라 가벼운 야외 운동에도 사용하기 좋은 기능성 모자”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이마에 닿는 부분엔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마르는 흡습속건(吸濕速乾) 소재가 추가로 쓰였다. 온라인 판매가는 6만5000원이다. 일반 판매 제품엔 냉각 모자 원단이 쓰이진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냉각 모자 외에도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분석해 오류를 잡아주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등도 대표팀에 지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은 4일(현지시간) 남자 개인 결승전이 끝난 뒤 “우리나라가 양궁을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부터 선대 회장님이 노력해서 만들어주신 시스템과 전통이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전략회의를 하고, 여러가지 장단점에 대해서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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