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도 고열에 병원행···'우상혁 경쟁자' 결혼 반지 잃어 금메달 약속했는데 어쩌나 [2024 파리]
이형석 2024. 8. 5. 17:07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후보인 장마르코 탬베리(22·이탈리아)가 대회 예선을 이틀 앞두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탬베리는 5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에 응급실 침대에 누워 치료를 받는 자기 사진과 함께 "옆구리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응급처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했다"라고 알렸다.
탬베리는 7일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높이뛰기 예선을 앞두고 이날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의료진의 '안정' 권고에 따라 일정을 변경했다.
탬베리는 "큰 꿈을 향한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오늘 파리로 떠날 예정이었는데, 비행기 편을 내일로 연기하라는 조언을 받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리고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38.8도의 고열에 시달렸다는 탬베리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아마도 신장 결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탬베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m37의 기록으로 바르심과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한국의 우상혁,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저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와 함께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우승 후보로 꼽힌다. 탬베리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2m37이다.
이탈리아의 기수였던 탬베리는 이번 올림픽서 금메달을 따야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그는 올림픽 개회식에서 이탈리아 선수단을 태운 보트 위에서 국기를 힘차게 흔들다가 그만 결혼반지를 센 강에 빠뜨렸다. 탬베리는 결혼반지 분실이 오히려 좋은 징조일 수 있다며 아내에게 더 큰 금(금메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심지어 "정말 결혼반지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사랑의 도시인) 파리보다 더 좋은 곳은 상상할 수 없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의 것도 저 강에 던져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 당신이 항상 내게 부탁했던 것처럼 다시 결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고 낭만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예선을 이틀 앞두고 신장 문제로 응급 치료를 받아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11일 오전 2시에 열린다.
탬베리는 "올림픽을 위해 모든 걸 했다"며 "내 상태가 어떻든, 마지막 점프까지 영혼을 바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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