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강행한 현장 입주 신청, 20대도 못버텼다… 찜통 속 쓰러진 시민 속출
5일 오전 11시2분쯤 부산시 부산진구 부산도시공사 앞. 폭염주의보 속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가운데 공사 앞 야외 공간에서 줄을 서 기다리던 20대 여성 A씨가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를 보이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A씨 체온이 38도까지 오른 것을 확인한 구조대원들은 응급처치 후 곧장 그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구조대는 A씨가 뙤약볕 아래 3시간가량 줄을 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폭염 속 ‘행복주택’ 현장접수 고집, 20대 쓰러졌다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이날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 추가 입주자 모집 절차를 진행했다. 오전 8시부터 공사에서 선착순으로 현장 신청을 받은 뒤 추첨을 통해 입주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이날 폭염주의보와 함께 부산 낮 최고기온이 34도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부산시도 오전 7시46분 폭염 경보와 함께 안전수칙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시민에게 보냈다.
결국 부산도시공사는 “준비가 부족했다”며 시민에게 사과했다. 이날까지만 받으려던 행복주택 물량 추가 입주자 모집은 오는 9일까지 연장하고, 현장과 등기우편 접수가 모두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본래 이번 주중 진행하려던 동래·용호·일광 행복주택 추가 입주 신청은 기간을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로 미뤘다.
소방서ㆍ논밭ㆍ야구장 등 전국 온열 질환 1500명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비슷한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일에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관중 가운데 4명이 온열 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튿날엔 잠실구장에서도 관중 4명이 이송됐고, 울산 문수구장에선 1명이 의무실 치료를 받았다.
논밭에선 고령자가 쓰러졌다. 지난 2일 경남 밀양시 상남면 밭에서 일하던 65세 남성 B씨가 쓰러진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4일 열사병에 의한 장기 손상으로 숨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을 당시 B씨 체온은 39.8도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경남에선 올해 들어 5명이 온열 질환으로 숨졌다.
전북 익산에서는 폭염 속에 근무한 소방관이 쓰러져 숨을 거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40분쯤 익산소방서 산하 여산지역대 소속 소방위 C씨(50대)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C씨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2일 오전 9시부터 근무한 C씨는 하루 사이 화재 진압 등 6차례 현장 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찜통 중순까지 간다… 현장상황관리관 첫 파견
입추인 7일에도 대부분 지역의 한낮 체감 온도가 35도 안팎에 달하는 등 찜통더위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2018년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된 이후 관리관을 파견하는 건 처음이다. 연이은 폭염에 전국에서 온열 질환자 1546명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잠정)한 데 따른 조처다. 이들은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포함해 무더위 쉼터, 폭염저감시설 운영 실태 등을 점검한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 말 들어야 해?" 윤 터졌다…'형' 부르던 박범계의 훈시 | 중앙일보
- '한예종 전도연' 임지연, 술집 마담됐다…내연남 애인한텐 "언니!" | 중앙일보
- 새벽 4시 목격한 끔찍 장면…내 아내는 우울증입니다 | 중앙일보
- 황정음, 김종규와 14일만에 결별…"좋은 지인 관계로 남기로" | 중앙일보
- 모두 메달 들었는데, 오상욱·도경동만 빈손…금메달은 어디에? | 중앙일보
- "관중석서 강제 입맞춤"…딸 금 딴 날, 아빠는 성추문 먹칠 | 중앙일보
- 임애지, 한국 여자복싱 첫 메달에도 "동메달 따기 싫었어요" | 중앙일보
- 신유빈 품격에 일본도 반했다…"실력·예의 다 갖췄다" 찬사 | 중앙일보
- "당장 삼성폰 사겠다" 분노한 태국…결국 사과한 애플, 무슨일 | 중앙일보
- '대흥사 벚꽃길' 내년부터 못 본다…'땅끝마을' 해남에 무슨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