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테너 이용훈 "오텔로는 테너에게 꿈의 배역"
"오텔로는 테너들에게 드림 롤(꿈의 배역)이다. 테너로서 오텔로에 대한 꿈을 오랫동안 키워왔다. 한국 무대 데뷔 작품도 오텔로로 하고 싶었다."
세계적인 테너 이용훈은 5일 예술의전당 인촌아트홀에서 열린 오페라 '오텔로' 기자간담회에서 오텔로 역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그는 오는 18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오텔로'에서 주인공 오텔로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 역으로 출연한 뒤 국내 두 번째 무대다.
이용훈은 오텔로로 한국 무대에 데뷔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적 테너로서 몇 년치 유럽 공연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있는 그가 국내 공연 일정을 맞추기란 쉽지 않았다. 이용훈은 "적어도 2년 전에는 출연 제안이 와야 일정을 맞출 수 있는데 국내에서의 출연 제안은 임박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지난해 투란도트 공연은 유럽 공연 일정이 2주 비어있는 때와 시기가 절묘하게 들어맞아 출연할 수 있었다.
투란도트 일정이 맞지 않았다면 이용훈의 국내 데뷔 무대 작품은 오텔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용훈이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으로부터 오페라 출연 제의를 받은 때는 2022년이었다. 이용훈은 공연하고 싶은 작품으로 오텔로를 이야기했고 공연 일정을 조율해 2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오텔로 무대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그는 오랫동안 국내에 선보이고 싶었던 오텔로 공연을 앞두고 있어 "너무 감격스럽고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가 된다"고 했다.
동명의 셰익스피어 희곡이 원작인 오페라 오텔로에서 주인공 오텔로는 극적인 감정 변화를 표현해야 하는 인물이다.
오텔로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장군이자 전쟁 영웅이다. 하지만 그는 북아프리카 태생의 무어인으로 열등 의식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부하 이아고의 간계에 속아 아내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의심하고 결국 아내를 살해한 뒤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되는 비극적 인물이다.
이용훈은 "다른 오페라도 마찬가지지만 오텔로는 목소리의 색깔을 엄청나게 많이 변화시켜야 그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작품"이라며 "아픔과 고뇌, 질투와 사랑 등의 모든 감정을 목소리를 통해 표현해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데, 어렵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고 빠져들게 되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용훈과 함께 오텔로 역을 맡은 테너 테오도르 일린카이도 "오텔로는 스핀토 테너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배역"이라며 "누구나 오텔로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이용훈은 오텔로를 에베레스트 산에 비유하기도 했다. "에베레스트 산이 동네 앞산처럼 쉽게 올라왔다 내려올 수 있으면 거기에 대한 꿈이 생기지 않는다. 오텔로도 (에베레스트처럼)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다."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오텔로는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이 30년 만에 다시 야심차게 제작해 2017년 선보인 작품이다. 예술의전당은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독창적인 해석과 상징적인 연출, 그리고 환상적인 캐스팅으로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라며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무대 세트와 의상, 소품들을 그대로 옮겨와 공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아고 역은 바리톤 마르코 브라토냐와 니콜로즈 라그빌라바가 맡는다. 브라토냐는 2017년 런던 코벤트가든 공연 당시 출연해 찬사를 받았다.
오텔로의 아내 데스데모나 역은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와 홍주영이 맡는다. 바센츠는 데스데모나 역에 대해 "이아고가 악마 역할이라면 데스데모나는 절대적인 순수성을 대표하는 배역"이라며 "로열 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의 오텔로는 심리적인 묘사가 잘 표현돼 데스데모나를 좀더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오텔로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5회 공연한다. 18일, 21~22일, 24~25일 공연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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