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뛰어넘은 사격‧펜싱‧유도 새얼굴 활약… 세대교체 비결은 ‘소통’

이누리 2024. 8. 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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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8강전이 끝난 후 구본길은 막내 도경동에게 혼이 났다.

오상욱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남자 펜싱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후배가 아닌 동료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부탁을 하거나 따갑게 얘기할 때도 동료로서 임했다. 그게 저희한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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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펜싱, 유도 대표팀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 야외 정원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단상에 오르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지난달 31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8강전이 끝난 후 구본길은 막내 도경동에게 혼이 났다. 구본길이 연속 실점으로 위기에 빠지자, 열한 살 어린 도경동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구본길은 “경기를 마친 후 도경동이 ‘형은 자신 있게 해야 한다’며 약간 화를 내더라”며 “그 덕에 4강전부터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짚었다.

선후배 간의 격의 없는 소통이 남자 펜싱 3연패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오상욱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남자 펜싱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후배가 아닌 동료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부탁을 하거나 따갑게 얘기할 때도 동료로서 임했다. 그게 저희한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오상욱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이날 자리에 참석한 사격, 펜싱, 유도 종목 선수들도 좋은 성적의 비결로 허물없는 소통을 꼽았다. 이들은 대회 시작 전만 해도 달라진 선수단 구성, 나날이 얇아지는 선수 풀 등으로 기대보단 걱정스러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거침없이 무대를 휘저으며 메달을 쓸어 담았다.

한국에 100번째 금메달을 안긴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은 선수와 지도자 간의 소통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사격은 막내가 많이 출전했는데 코치님들도 나이가 어린 편”이라며 “경험 많은 선배들의 조언을 옆에서 잘 듣고 받아들여서 세대교체가 잘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오른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 역시 “한국에서 함께 준비할 때부터 사격 선수단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거들었다.

반효진(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실제로 사격은 재작년 국가대표 코치 선발 당시 선수들과 오래 인연을 나눠 가장 잘 알고 가까이서 살필 수 있는 지도자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대회 사격 첫 금메달을 따낸 오예진 역시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했던 코치가 대표팀까지 연을 맺어 맞춤형 지도를 했다. 코치진 선발 체계를 개편한 이은철 대한사격연맹 실무 부회장은 “코치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솔직한 생각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원진(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유도 대표팀이 역대 최초로 혼성 단체전 메달을 목에 걸기까지도 선후배 사이의 배려가 크게 작용했다. 남자 60㎏급 개인전에서 탈락한 뒤 후보 선수로 단체전에 출전했던 김원진은 “첫날 개인전 시합이 끝나고 나서 이준환, 김민종 등 후배들을 서포트해줬다”며 “특히 함께 세 번째 올림픽을 겪은 안바울의 경우엔 하자는 대로 다 맞춰줬다”고 웃어 보였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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