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여자 복서 칼리프 "학대 멈춰달라"

윤현 2024. 8. 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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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여성 복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학대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칼리프와 린위팅이 승승장구하고 상대 선수들이 불만을 터뜨리면서 그녀들의 여자 경기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성별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AP통신은 "칼리프와 린위팅의 승리는 파리 올림픽의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로 떠올랐다"라며 "두 선수는 불분명한 근거에 의한 인터넷 학대에도 불구하고 메달을 따냈으며, 이는 성 정체성과 스포츠 규정에 대한 더 큰 분열로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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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성 해쳐... 한 사람 파괴할 수도" 호소

[윤현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여성 복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 AP통신 인터뷰 기사
ⓒ AP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여성 복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학대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칼리프는 5일(현지시각)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향한 비난 여론에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라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올림픽 헌장에 따라 어떤 선수도 괴롭히지 말라고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선수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라며 "한 사람을 파괴할 수 있고, 그 사람의 생각과 영혼을 죽일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비난 딛고 나란히 메달 확보한 두 여자 복서 

칼리프는 전날 복싱 여자 66㎏급 8강에서 헝가리의 언너 루처 허모리를 5-0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해 동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은 준결승에서 패하더라도 3·4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동메달을 준다.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를 넘겼다며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리를 당했다.

반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고, IBA의 결정이 자의적이라며 칼리프와 린위팅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칼리프와 린위팅이 승승장구하고 상대 선수들이 불만을 터뜨리면서 그녀들의 여자 경기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성별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칼리프와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압도하자 조르자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는 직접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항의했고, 8강전 상대인 허모리는 칼리프를 '괴물'로 묘사한 그림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칼리프는 "누구의 말도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나는 메달을 따기 위해 이곳에 왔고,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의 뜻이라면 나는 금메달을 딸 것이고, 그것이 이 논란에 대한 가장 좋은 대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면서 "이 문제는 모든 여성의 존엄성과 명예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반발... IOC "여자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린위팅도 같은 날 열린 복싱 여자 57㎏급 8강전에서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를 5-0(30-27 30-27 29-28 29-28 30-27) 판정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패배한 스타네바는 링 위에서 두 검지를 교차시켜 'X' 모양을 만들었다. 스타네바는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으나, 외신은 린위팅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거나 여성을 뜻하는 'XX 염색체'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반면에 린위팅은 경기 후 "(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와 주변의 연락을 모두 끊었다"라며 "모든 대만 국민이 나를 나를 지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린위팅의 성별 논란은 그의 실력을 두려워한 상대 선수들이 트집을 잡고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모두가 린위팅을 지지하길 바란다"라고 썼다.

AP통신은 "칼리프와 린위팅의 승리는 파리 올림픽의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로 떠올랐다"라며 "두 선수는 불분명한 근거에 의한 인터넷 학대에도 불구하고 메달을 따냈으며, 이는 성 정체성과 스포츠 규정에 대한 더 큰 분열로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IOC는 두 선수의 성별 논란에 재차 못을 박았다. 바흐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라며 "오랫동안 여자 종목에서 경쟁한 두 선수는 분명히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두 선수를 여자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라면서 "모든 여자는 여자부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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