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이 범인” 가짜뉴스가 부른 폭력사태… 英 100여명 체포

천양우 2024. 8. 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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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가짜뉴스로 인해 일주일 넘게 반이슬람·반이민 폭력시위가 지속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주말 사이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로 체포된 인원이 100명을 넘어섰다고 4일 전했다.

앞서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어린이 댄스 교실에 괴한이 난입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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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칼부림 범인은 이민자” 루머 확산
실제 피의자, 웨일스 카디프 출신
신원 공개에도 극우 폭력사태 계속 중
4일(현지시간) 영국 로더험에서 반이민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맞붙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가짜뉴스로 인해 일주일 넘게 반이슬람·반이민 폭력시위가 지속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주말 사이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로 체포된 인원이 100명을 넘어섰다고 4일 전했다.

앞서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어린이 댄스 교실에 괴한이 난입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해당 사건의 용의자가 ‘보트를 타고 입국해 영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무슬림계 난민’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SNS를 통해 확산했다. 이는 전국 단위의 극우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2일 밤부터 런던과 리버풀, 사우스포트, 브리스틀 등에서 소요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일부 시위 참가자는 경찰에게 벽돌과 의자, 유리병 등을 던지고 이슬람 사원에 공격을 가했다.

4일(현지시간) 난민 수용 장소로 알려진 영국 로더럼의 한 호텔로 반이민 시위대가 강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난민 수용시설로 알려진 잉글랜드 로더험의 한 호텔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난입을 시도해 호텔 건물 창문이 깨지고 작은 화재까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태가 “수년 만에 영국 최악의 사회적 혼란”이라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돌발 위기를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건 시위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난폭한 폭력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이번 소요 사태에 직접 가담했거나 온라인상에서 (폭력을) 조장한 뒤 내뺀 모든 사람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이주민 수용 바지선이 정박해 있는 영국 남서부 해안 웨이머스에서 극우 활동가들이 '우리는 극우가 아니다'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반이민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


보수당의 리시 수낵 전 총리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영국의 거리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은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사우스포트의 비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는 우리 사회에 있어선 안 될 범죄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당초 미성년 피의자 신상 비공개 원칙을 이유로 흉기 난동 피의자의 신원을 ‘웨일스 카디프 태생의 17세 남자’라고만 밝혔다. 이후 법원은 신상 비공개로 허위정보가 퍼질 우려가 있다며 실명(액설 루다쿠바나) 공표를 허용해 피의자 신원이 공개됐지만, 나흘이 지난 4일까지도 폭력 사태는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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