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미래 "DJ사저 100억원 매각 충격… 백지화하라" 비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전 의원이 최근 서울 마포구 동교동 DJ 사저를 매각한 것에 대해 새로운미래가 김 전 의원과 민주당을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는 이날 DJ 사저 앞에서 열린 현장 책임위원회의에서 "DJ 탄생 100년 이자 서거 15주기에 DJ와 이희호 여사가 37년간 머무른 사저가 개인에게 100억원에 매각된 사실은 온 국민에게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이 DJ 정신과 역사적 유산을 사유화해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민간인에 팔아넘긴 것은 국민 지탄을 받을 만행"이라며 "사저 매각을 백지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사저 매각 보도가 나간 지 일주일이 되도록 어떤 논평도 반응도 없이 침묵하고 이재명 전 대표를 '아바이 수령'으로 만들기에만 골몰한다"며 "김대중·노무현 정신 지우기에 나섰다는 의구심을 갖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이 상속세 부담으로 상당 기간 고통을 많이 받아 불가피하게 사저를 매각한 것"이라며 "당이 관심을 갖지 않은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부에서 이 현안을 놓고 토론하지는 않았다"면서 "한번 이와 관련된 의원들을 통해 확인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 2019년 별세하면서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하되 지자체 및 후원자가 매입해 기념관으로 사용하면 보상금 3분의 1은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3형제가 균등하게 나누라'고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유언장 공증 절차가 누락됐다며 이 여사의 유일한 친자로 민법상 상속인인 자신이 홀로 물려받아야 한다고 주장, 형제간 분쟁 끝에 사저를 상속받았다.
그러다 지난달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모 씨 등에게 사저를 100억원에 매각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거액의 상속세 문제로 세무서의 독촉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박씨는 사저를 매입한 직후 리모델링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계획은 듣지 못했지만 1층 일부엔 기념공간을 만들고, 별도의 차고건물은 증축할 거라고 들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A사측에 매입 목적, 용도 등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동교동 사저는 DJ가 1961년 입주한 뒤 미국 망명, 영국 유학, 일산 사저 생활 등을 빼고는 2009년 8월 서거할 때까지 줄곧 지낸 곳이다. 동교동의 한 주민은 “DJ의 사저가 있다는 점이 동네 주민에겐 자랑이었다”며 “방치되는 것보다 개방되는 게 좋겠지만, 역사적 의미가 적은 공간으로 쓰일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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