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판곤 감독 "퍼거슨 감독에 영감... 도장깨기 한다는 생각으로 울산 목표 이룰 것"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김판곤 울산HD 신임 감독이 취임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5일 오전 11시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김판곤 울산HD 제12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달 28일 홍명보 국가대표 신임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에 부임했다. 친정팀 복귀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울산에서 프로 데뷔해 4년동안 활약한 바 있다. 현역 은퇴 후에는 감독으로 변신해 홍콩 사우스차이나, 홍콩 대표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지도했다. 다음은 김판곤 감독 기자회견 전문.
-취임 소감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28년 전 겨울에 상당히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울산을 떠났었다. 28년 이후에 이렇게 울산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선 건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스럽다. 기쁘기도 하지만 상당한 책임감도 가지고 앉았다. 제가 17년 전에 지도자를 시작했다. 그 때 모토가 하나 있었다. 또 한 사람의 감독이 아니라 바른 감독이 되고 싶은 모토가 있었다. 많은 지도자들을 경험해봤지만 제 안에는 상당한 배고픔이 있었다. 저는 더 좋은, 더 나은 감독이 돼서 선수들에게 더 인정받고 존경받는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오늘까지 27년이 걸렸다. 선수 생활할 때 기자분께서 바람의 파이터라는 별칭을 불러주셨다. 최배달이라는 분의 영화를 그렸던 이야기다. 그분이 하셨던 게 도장깨기가 있다. 저는 지도자를 시작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도장깨기 하는 기분이었다. 가는 모든 곳이 처음이었고 모두에게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 그 모든 걸 극복하고 이 자리에 왔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걸로 알고 있다. 도장깨기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고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해서 울산이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잘 이루겠다. 많은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도장깨기라고 하셨는데, 클럽에서 어떤 도장을 깨고 싶나.
먼저 도장깨기라는 건 항상 도전자의 입장이다. 홍콩 대표팀 감독이 될 때도 모든 사람들이 약간의 의문을 가졌다. 일천한 경력을 가졌는데 갑자기 홍콩 대표팀 감독이 됐다. 첫 대회에서 동아시아 대회에서 북한을 누르고 우승했다. 두 번째 대회에서 동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축구협회 감독 선임 위원장이 됐을 때도 그런 시선이 있었다. 최선을 다했고 좋은 영향을 줬다고 스스로 판단한다. 말레이시아 대표팀에서는 듣보잡같이 판단하신 것 같은데, 역사상 상당히 좋은 기록을 남겼다. 울산은 우승 경쟁 중이고 코리안컵이 열려 있다. 울산이 그랬듯이 ACL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게는 상당히 이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그런 열려 있는 부분들과 함께 클럽월드컵이 큰 도움이 됐다. 그런 부분을 도전하고 성공적으로 해내고 싶다.
-지도자 인생은 성공인가.
지도자로서 성공했느냐. 글쎄다. 저는 항상 K리그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고 갈증이 있었다. 먼저 오고 싶다고 하고 싶진 않았다. 때를 기다렸고, 이번에 응답했다. 어디를 가든지 그 포지션과 역량이 나를 다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홍콩 대표팀 갈 때도 나의 역량은 거기가 아니고 더 높이고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역량이나 지도자로서의 성품 등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짧게 선수들과 만나 운동했는데, 첫 인상은 어땠나.
세션을 이제 4번했다. 훈련을 같이 해보니 지적으로 우수하다는 걸 느꼈다.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구성원들이 상당히 3년 반 동안 전임 홍명보 감독께서 팀을 잘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분위기나 선수 구성면에서 안정적이고 팀 분위기도 생각보다 밝고 에너지가 있었다. 그렇게 잘 만들어놓고 플레이스타일이나, K리그에서 주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걸 잘 받아서 한 단계 더 어떻게 발전시킬지 노력해서 성장시키겠다.
-중간에 사령탑에 들어오면 전임 감독의 분위기와 전술에 선수들이 익술할텐데, 하반기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어제 선수들과 그런 부분을 나눴다. 어떤 방식으로 승리를 추구할 것인가. 울산의 철학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선수들과 나눴다. 능동적인 공격 전개를 저는 좋아한다. 주도적인 수비 리딩을 좋아한다. 우리가 지배하고 통제해 승리를 추구한다는 점을 선수들과 나눴다. 전임 감독께서 상당히 주도적인 축구를 하셨다. 좋은 부분은 이어가겠다. 수비도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한다. 저는 수동적이거나, 부정적인 수비보다는 조금 더 긍정적이고, 다이나믹하게 상대 실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 실수를 유발하겠다고 선수들과 나눴다. 울산 선수들의 수준은 대표팀급이 아닌가, 여러분들이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표팀은 5일 만에 준비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 내가 제시하는 경기 스타일을 빨리 습득해서 경기를 펼치는 역량을 보고싶다고 했다. 빨리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표팀을 운영해왔는데, 대표팀은 짧은 시간에 전광석화처럼 준비해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5일 만에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 부분은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최대한 빨리 정착시키겠다. 울산이 제 모구단이었기에 관심있게 봐왔다. 많은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어제 잠깐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더 알 수 있었다. 내가 요구하는 큰 틀에서 변화는 없겠지만 전술적으로 매우 적합한 선수들을 찾아서 이끌겠다.
-K리그 무대를 어떻게 평가하고, 리딩 구단으로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싶은지.
1위부터 마지막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경쟁적인 구도다. 전력차는 분명히 나더라도 잘 보이지 않는다. 매 경기가 상당히 힘들고 정말로 숨이 막히는 경기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항상 잘 느끼고 있었다.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제가 K리그에서 받는 느낌은 수비적으로 수동적으로, 소극적으로 하고 상대 실수를 기다리는 느낌이었다. 트렌드가 바뀌었고, 주도적인 축구다. 공격적으로는 변화가 있는데 ,수비 변화는 보지 못했다. 울산이 K리그를 주도하는 구단이기 때문에 우리가 앞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많지만 나이가 많은 선수단이다. 많이 뛰고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을것인가.
벌써 코칭스태프들과 논의를 했다. 연령대가 높은 건 인지를 하고 있다. 연령이 높은 선수들이 자기 관리가 잘 돼 있고 역량도 높다. 나이를 따져야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것들이 노력돼야 한다. 그런 부분은 경기 운영으로 커버할 수 있다. 최근 5명 교체 멤버를 가지고 커버할 수 있다. 좋은 선수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할 생각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 중 부임, 우승 경쟁을 해야하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그럼에도 울산을 선택한 이유는.
솔직히 홍 감독께서 대표팀 감독이 되는 시점에서 사람이다보니 한 번은 생각은 해봤다. 울산은 한 번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시점이 좋은 시점이었으면 좋겠다. 시즌 종료 후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잇는 시점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생각하면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옵션 중에서 그런 부분이 걸렸다. 우승 경쟁이나, ACL 나가는 것이나 이런 동기부여는 있었지만 타이밍이 걸림돌이었다. 역시 대표팀 감독하면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경기력을 끌어내야 하는 노하우가 있었기에 크게 염려하진 않았다. 부산에 있을 때 아이파크 대행도 해봤다. 27년간 제개 쌓여있는 여러가지 경험들은 이런 부분들을 커버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다. 여기 오고 싶었던 건 모구단이고, 스쿼드, 세번째는 경쟁 구도와 ACL 등이었다. 이런 것들이 작은 부분을 뛰어넘어서 결정을 하게 됐다.
-사단이 없는 것에 대한 판단
대표팀 시절에 사단이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저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솔직히 저는 사단을 끌고 다닌 적은 없다. 말레이시아 갈 때도 여러 전문가들을 모셔서 제가 원하는 걸 교육시켜서 셋업했다. 기존에 있는 코칭스태프들에게 내가 원하는 뱡향을 주고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기존 코치들도 다 인연이 있었다. 이경수 수석코치도 그렇고, 조광수 코치는 정보전략위원으로 일하며 소통했다. 세이고 상과는 부산, 홍콩에서 일을 같이 했다. 그런 부분들이 저와 소통이 잘 될 것이다. 저는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전문 오른쪽 풀백이 없는데.
며칠 봤는데 큰 걱정은 안하고 싶다. 기존 선수들과 미래가 좋은 어린 선수들이 있다. 그런 부분은 잘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에 27년 동안 홍콩, 말레이시아, 부산에서 많은 경험을 했는데, 어떤 목표로 달려왔나.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는.
피지컬적인 목표는 잘 세우지 않았다. 나라의 대표팀 감독이 되는 건 누구에게나 꿈이다. 저는 제가 일하는 스태프들이 조금 더 좋은 선수와 사람이 됐으면 했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됐으면 하는 모토를 가지고 있었다. 피지컬적으로는 내가 어디에 있어야 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영감 받은 지도자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축구에 빠져 있었다. 영업 비밀이긴하지만 그 부분이 추구하는 승리의 비법에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제 축구 철학에 반드시 넣어놨고 게임 모델에 들어있다. 전술적인 역량뿐 아니라 선수들을 관리하고 전체 구단을 관리하는 부분이 매니저라는 이미지를 줬다. 매니저로서 큰 틀의 여러 가지 시각들을 볼 수 있도록 애를 썼다.
-중앙 미드필더 조합은?
좋은 선수들이 많더라. 구단에서는 전력을 정리하고 싶을 수 있지만 감독으로서는 유지하고 싶다. 조합들을 생각하고, 어느 조합이 가장 좋을지 생각하고 있다. 공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절실하면서 기술 있는 걸 좋아한다. 제가 요구하는 걸 다 갖추기 쉽지 않지만 좋은 자원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로테이션 하면서 경쟁도 시킬 수 있다. 뼈대는 유지하겠지만 지속적으로 경쟁시킬 것이다. 붙박이는 없다. 출전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팀에 공헌하는지 중요하고, 1분을 뛰더라도 열심히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좋은 조합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
-견제되는 팀이 있나. 의지할 수 있는 선수는.
김천, 포항, 강원과 경쟁해야 한다. 전통적으로는 전북과 라이벌이다. 그런 구도에서 울산이 가진 역량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지난 3년 반 동안 상향공선을 그렸는데, 올해는 약간 꺾여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을 잘 커버하고 곧바로 다시 상향곡선을 그을 수 있도록 전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의지할 선수라기 보다는 고참은 고참대로, 중참은 중참대로, 어린 선수는 어린 선수대로 역햘이 있다. 각 연령대에 리더십 있는 선수들을 보겠다. 알아가면서 리더십 있는 선수들에게 역할을 주겠다.
-울산의 상향곡선이 떨어지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 요인을 며칠 만에 찾아내면 나는 점쟁이다. 밖에서 이런 요인들 때문에 올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었다. 내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알 것 같다. 선수들 개인 면담을 하고 있고, 요인을 찾아가고 있다. 자꾸 부정적인 것들을 끌어내는 것보다는 잘하는 걸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이야기하고 목표 지향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무거운 것보다는 다이내믹하고 희망적으로 이끌어가겠다.
-울산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제가 제시한 게임모델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보고 싶은 경기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 역량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나로 뭉쳐낼까 하는 게 중요하다. 감독이 우승하고 싶다는 건 역랴을 끼치지 않는다. 선수들이 우승 열망이 있어야 하고 감독은 도와주고 지원하는 자리다. 감독은 서비스맨이고 동기부여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포메이션을 선수들에게 제공해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그런 것을 가지고 우승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퍼거슨처럼 이끄려면 구단과 협력도 잘 돼야 하는데,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홍콩 축구협회 감독 겸 테크니컬 디렉터를 할 때 영국 CEO를 모신 적이 있다. 그 분이 구성원들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보셨다. 좋은 영감을 받았는데, 어디를 가든 갈등과 문제는 반드시 일어난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요구사항을 끝까지 젠틀하게 반드시 끌어낼 자신은 있다. 다혈질적인 부분도 있는데, 이런 걸 어떻게 잘 컨트롤해서 의사를 잘 전달할 것인가 많이 노력하고 있다. 더 대화하고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만들어놓은 대표팀 시스템이 최근 홍 감독 선임으로 무너진 것에 대한 의견은.
다음에 개인적으로 답하도록 하겠다.
-올 시즌 목표는.
리그 우승, 코리아컵 우승, ACL 결승이 목표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울산 팬들과 처용전사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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