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2주내 중국車 고율관세”…“무역책사, 더 파괴적 2기 구상”

김형구 2024. 8. 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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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 미 자동차 산업 부흥 계획과 석유 시추 확대 방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폭스뉴스 동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 시 취임 2주 내에 중국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 자동차 산업 부흥 조치를 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자동차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고 자동차 산업을 되돌릴 것이며, 관세를 통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는 중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했었다. 그러나 바이든(대통령)은 중국산 자동차 관세를 없애고 전기차에만 세금을 부과하고 싶어 한다”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다시 집권하면)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며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발밑에 액체황금”…‘석유 시추 확대’


트럼프는 자신의 대선 경쟁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서는 “그가 당선되면 2년 안에 자동차 산업이 사라질 것”이라며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모든 자동차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간 재집권 시 모든 외국산 제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해 왔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미국을 세계 무대에서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석유 시추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에 어느 나라보다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우리 발밑에는 ‘액체 황금’이 있다”며 “우리는 에너지를 지배하고, 많은 돈을 벌고, 그들이 하는 일의 두 배, 세 배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고율 관세, 라이트하이저 영향”


2020년 1월 29일(현지시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무역협정(USMCA) 서명식’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고율 관세를 핵심으로 하는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4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번 대선에서 나온 트럼프의 보편 관세 10% 안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접근 방식은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라이트하이저는 또 미국 수출을 늘리기 위한 달러화 가치 약화를 구상하고 있고 이는 트럼프가 최근 인터뷰에서 시사한 바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경제ㆍ무역 책사’로 불리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재선 시 재무부 장관이나 상무부 장관, 경제 고문, 백악관 비서실장, USTR 대표 등 여러 고위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트럼프 최측근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라이트하이저는 훨씬 더 파괴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외국 자본과 월스트리트, 상당수 경제학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도 했다. 제이크 오친클로스 민주당 하원의원(매사추세츠)은 “라이트하이저가 차기 행정부 고위 경제직에 임명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 때 고위 관리를 지낸 한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를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재무부 장관직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비즈니스맨을 원할 것”이라고 했다.


CBS 조사서 해리스 50%, 트럼프 49%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와 트럼프 간 판세는 대혼전 양상이다. 이날 공개된 CBSㆍ유고브 여론조사(7월 30일~8월 2일 실시) 결과 전국 단위에서 해리스 지지율은 50%로 트럼프(49%)를 오차범위(±2.1%) 내에서 앞섰다. 그러나 대선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7개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는 둘의 지지율이 각각 50%로 같았다. 해리스는 네바다에서, 트럼프는 위스콘신ㆍ조지아ㆍ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지율이 더 높았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게 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여성과 흑인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권자층이 해리스를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은 뚜렷했다. ‘이번 대선에서 확실히 투표하겠다’는 흑인 유권자 비율이 지난달 18일 조사 때는 58%였지만 이번에는 74%로 늘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을 당시 그를 찍겠다는 흑인 비율은 73%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81%로 늘었다. 성별 지지율을 보면, 남성 유권자는 해리스 45%, 트럼프 54%를 기록했으나 여성 유권자는 해리스 54%, 트럼프 45%였다.

최근 전국 단위 여론조사를 종합한 평균치에서도 혼조 양상이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국 단위 여론조사 99개를 평균한 결과 4일 기준 트럼프(47.8%)가 해리스(47.0%)를 0.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데이터 분석 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전체 여론조사를 취합해 자체 프로그램으로 보정한 평균치에서는 해리스(45.3%)가 트럼프(43.7%)를 1.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62개를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해리스의 유세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드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3일 애틀랜타의 조지아주립대 유세 도중 나흘 전 같은 장소에서 유세했던 해리스를 겨냥해 "(참석자들은 해리스가 아닌)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왔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해리스 유세 당시에 1만명 정도가 모였는데, 이는 트럼프의 유세와 비슷한 규모였다. NYT는 "숫자 놀음이 전부인 트럼프에게 해리스의 첫번째 대규모 유세가 평정심을 잃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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