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은하제국? 민주당의 대선 난제

2024. 8. 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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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향하는 나라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은하제국'과 점점 닮아가는 듯하다.

민주당은 이 문제가 집권의 정당성을 떨어뜨리는 난제임을 알아야 한다.

'스타워즈' 속 '은하공화국'의 쉬브 팰퍼틴 의회 의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피니스 발로럼 행정 수반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거친 공격은 이 정당이 '집권 후 권한을 스스로 절제해 삼권분립을 유지·운영할 자질'을 지니고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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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탄핵, 영화 스타워즈 연상
사법부 두 축 법원·검찰 압박
민주당 집권 정당성 떨어뜨려

더불어민주당이 지향하는 나라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은하제국’과 점점 닮아가는 듯하다. 민주당은 이 문제가 집권의 정당성을 떨어뜨리는 난제임을 알아야 한다.

‘스타워즈’ 속 ‘은하공화국’의 쉬브 팰퍼틴 의회 의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피니스 발로럼 행정 수반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팰퍼틴은 발로럼의 탄핵을 주도하고 이어지는 선거에서 승리해 행정을 장악한다. 이재명이 윤석열을 탄핵하고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하려는 모양새와 유사하다.

팰퍼틴은 입법·행정·사법 삼권분립을 무력화한다. “제가 곧 의회입니다.” 이러한 말로 팰퍼틴은 입법 독재를 선언한다. 민주당이 국회를 거의 장악한 뒤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과 겹친다. 민주당이 ‘1인 중심 정당’이라는 데엔 반론이 별로 없다.

팰퍼틴처럼, 입법 독재자가 행정권까지 거머쥐면 그는 구조적으로 강력한 독재자가 되기 쉽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입법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 견제 장치는 국회선진화법과 대통령의 거부권이다. 민주당 등 진보 야당들의 총선 압승으로 국회선진화법은 무력화됐다.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에 의한 견제마저 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부는 구조적 독재를 막는 유일한 보루가 될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영화에서 입법행정권을 가진 팰퍼틴은 측근에게 정적을 진압하라고 지시한다. “그게 합법입니까”라는 이 측근의 질문에 “내가 합법으로 만들 거야”라고 답한다. 사법부마저 좌우해 독재를 완성한 것이다. 팰퍼틴은 “저는 민주주의를 사랑합니다. 공화국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화국을 새롭게 재편하겠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이렇게 ‘민주주의’와 ‘개혁’의 미사여구 속에서 ‘은하공화국’은 ‘은하제국’으로 바뀐다.

현실에서 민주당은 사법부의 두 축인 법원·검찰을 연신 압박한다. 이재명 대표가 7개 사건, 11개 혐의로 4개 재판을 받는 것과 연관돼 있다. 이 정당이 검토하는 ‘법 왜곡죄’는 법을 왜곡한 판·검사를 처벌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위증을 강요한 수사기관을 벌주는 ‘수사기관 무고죄’를 발의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신설’을 논의한다. 또 “이재명 대표님과 가족, 동지들을 괴롭힌 정치 검사들의 죄상을 밝히겠다”며 검사 네 명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측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는 대북송금 혐의로 중형을 받았다. 그러자 민주당 측은 “저런 검사에 요런 판사라니” “심판도 선출해야”라며 재판부를 공격했다. 대북송금 특검법도 발의했다.

민주당 집권 시 사법부를 옥죄는 민주당 안들은 언제든 법제화될 수 있다. 그러면 “저런 검사 요런 판사” 같은 민주당 ‘말 한마디’에도 판·검사는 공포에 떨 것이다.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거친 공격은 이 정당이 ‘집권 후 권한을 스스로 절제해 삼권분립을 유지·운영할 자질’을 지니고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 민주당의 ‘검찰 개혁’은 팰퍼틴의 ‘공화국 재편’을 연상시킨다.

독일 나치 정권과 남미 대통령제 독재국가들에서 확인되듯, 민주 공화정이 변질되는 데는 선거 후 수개월이면 충분하다. 입법권을 쥐고 사법권을 흔드는 민주당의 현 상태는 ‘민주당이 대선마저 이기면 민주당 정권의 권한이 삼권분립을 뛰어넘을 정도로 너무 비대해진다’는 국민적 우려를 낳을 수 있다. 이 우려는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가로막을 수 있다. 민주당은 이 패러독스를 인지해둘 필요가 있다.

허만섭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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