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실험장 인근서 손·발·항문 없는 애들 태어나”

김진욱 2024. 8. 5. 10: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 핵실험장 인근에서 손가락과 발가락, 항문이 없는 아이들이 줄줄이 태어나고 있다는 탈북자의 주장이 나왔다.

5일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2015년 북한을 탈출한 이영란씨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출 전까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실험장으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군 시설. 연합뉴스

북한 핵실험장 인근에서 손가락과 발가락, 항문이 없는 아이들이 줄줄이 태어나고 있다는 탈북자의 주장이 나왔다.

5일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2015년 북한을 탈출한 이영란씨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출 전까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손가락과 발가락, 항문 없는 사람을 ‘유령병’이라고 부른다. 그는 “핵실험장 인근 의사들이 이 정체불명의 질병 앞에서 무력감을 느꼈다. 풍계리에서는 유령병에 걸린 애를 낳는 일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3년 제3차 지하 핵실험 당시를 회상하며 “벽시계가 떨어지고 전구가 흔들렸다. 지진인 줄 알고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북한 방송은 정오가 돼서야 핵실험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제야 풍계리 군 통제지역이 핵실험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주민들은 거리에서 춤을 추며 (핵실험의 성공을) 축하했지만 그들은 핵의 첫 번째 희생자였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도 핵실험의 피해자다. 이씨는 2014년 27세의 아들의 건강이 나빠지자 병원에 데려갔다가 폐에 1.5㎝, 2.7㎝ 크기의 구멍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 아들은 중국에서 밀수된 암시장 약품 등으로 버텼지만 2018년 5월 끝내 사망했다. 이씨는 아들의 친한 친구 8명도 2012년부터 한 명씩 결핵 등 진단을 받고 4년 만에 모두 죽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탈북에 성공한 뒤인 2016년 한국에서 받은 검사에서 방사능에 대량 피폭됐고 백혈구 수치가 낮다는 결과표를 받아들었다. 그는 “온몸에 통증이 있었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두통 때문에 1년에 6번이나 병원에 입원했는데 병원에서는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풍계리에는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핵 전문가인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더선에 “(핵실험에 쓰이는) 방사성물질은 폭발로 생긴 틈이나 균열로 흘러 들어가 토양을 오염시킨다. 비가 내리면 이 물질이 지하수로 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적절한 보호 없이 지속된다면 풍계리 사람들은 다른 지역보다 암과 백혈병, 염색체 이상 등 핵실험 부작용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지난해 2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방사성물질의 지하수 오염과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핵실험장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지하수를 통해 확산할 수 있다. 인근 주민 수십만명이 영향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핵실험장 인근 주민들은 풍계리에서 흘러 내려오는 남대천의 물을 식수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유령병이 소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씨를 비롯한 탈북자 4명은 2023년 서울 광화문에서 제20회 북한 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북한에 ‘귀신병’이라는 병이 돌고 있다며 비슷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