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팀, 올림픽 역사상 첫 메달…女복싱 은감바 동메달 확보
전 세계 1억 명의 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결성한 난민팀이 올림픽 무대에서 사상 첫 메달을 수확했다.
주인공은 11세에 조국 카메룬을 떠나 영국에서 성장하며 복서의 꿈을 키운 신디 은감바(25)다. 그는 5일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75㎏급 8강전에서 프랑스의 다비나 미셸에게 5-0(30-27 30-27 29-28 30-27 29-28)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 복싱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별도의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두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따라서 은감바는 결승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동메달을 확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난민팀을 결성해 올림픽 무대에 참여시킨 건 지난 2016년 리우대회 부터다. 내전과 전쟁, 차별 등 다양한 이유로 조국을 떠난 사람들에게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2020년 도쿄대회에 이어 이번 파리대회에서도 난민팀이 구성돼 12개 종목에 37명의 선수가 출전 중이다.
난민팀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긴 은감바는 11세에 카메룬을 떠나 영국에 도착됐지만, 이민 서류를 분실해 런던의 난민 수용 시설로 보내졌다. 성소수자인 그는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는 카메룬으로 소환될 가능성에 대해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복싱에 입문했다.
이후 뛰어난 재능을 보여 영국대표팀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지만, 영국 시민권이 없어 영국대표로 나설 수 없게 된 은감바는 고심 끝에 난민팀을 선택해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동메달 확보 소식을 전하며 전 세계 난민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은감바는 동메달을 확보한 직후 “전 세계 난민들에게 열심히 노력해 스스로를 다잡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다”면서 “다른 난민들은 물론, 전 세계 선수들과도 마찬가지로 나 역시 한 명의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은감바는 오는 9일(한국시간) 파나마의 아테니아 바이롱을 상대로 4강전을 치러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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