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PF·자영업자 부채…김병환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연착륙 도모"

임철영 2024. 8.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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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금융전문가과 취임 후 첫 금융리스크 점검회의
가계부채, PF부채, 자영업자 부채, 2금융권 건전성
4대 리스크 요인 현황 점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채,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 등 4대 위험(리스크) 요인을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해 연착륙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식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악재에 견딜 수 있는 회복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거시·금융전문가들과 함께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4대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리스크 요인이 당장 위기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앞으로 계속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최근 주요국 통화정책, 미국 경기 전망, 국내 부동산 시장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지난 수년간의 흐름에서 큰 변화를 보이는 변곡점에 있는 만큼 시장 리스크에 대한 한층 더 강화된 점검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부터 누적돼 온 4대 리스크를 신속하게 안정시키는 가운데 여건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면서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안별로 참석자들은 지난 4월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진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앞으로 금리·부동산 시장 상황과 연계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과 건전성 관리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9월1일로 예정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이나 DSR의 점진적?단계적 확대 적용 등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이고 적시성 있는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부동산 PF와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 평가와 그 후속조치가 PF부채 연착륙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이 같이 하고 연착륙 과정에서 금융권과 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상공인 부채와 관련해서는 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 조치들과 함께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누적된 채무를 조금씩 줄여 나갈 수 있도록 경영부담 완화, 매출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봤다. 상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새출발기금 등 보다 적극적인 채무 조정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실질적인 재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아울러 제2금융권 건전성에 대해서는 제2금융권 문제가 PF, 소상공인 부채 등 여타 리스크 요인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현재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연체율이 안정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다만 과거 위기 때와는 달리 각 금융회사들이 선제적·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에 나서고 있으며, 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금리안정 기조 하에서 건전성 지표들이 점차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우리 금융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근본적인 요인이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역동성 회복, 금융안정을 위해 부채 중심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2?3단계 스트레스DSR 추진, PF 사업장별 평가 등 현재 진행중인 부채 대응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금융 구조 전환을 위해 당면한 정책 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 대응이라는 과제는 부채 절대 규모의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와의 연계해 부채를 적정수준으로 안정화시키는 것"이라면서 "부채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협력해 채무부담을 조정하고 재기를 지원하고 서민금융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증시의 체질 개선을 통해 대외 악재에 견딜 수 있는 회복력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과 공매도 제도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국내 증시 투자 저변을 확장해 가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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