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꼽은 '한국 양궁 金5' 비결은? 시스템…"전통이 잘 이어지고 있다"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대한양궁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정복한 태극궁수들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전 종목 석권 직후 4년 뒤 LA 올림픽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정의선 회장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양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이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6-5(27-29 28-24 27-29 29-28 30-30 10+-10)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 양궁은 이날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서 파리 올림픽 양궁 종목에 걸려 있던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손에 넣었다. 남자 단체전(김우진, 김제덕, 이우석), 여자 단체전(전훈영, 임시현, 남수현), 혼성 단체전(임시현, 김우진), 여자 개인전(임시현)까지 우승은 한국의 차지였다.
한국 양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전종목 싹쓸이를 한 적이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혼성 단체전이 정식 종목이 아니었던 까닭에 수확한 금메달은 총 4개였다. 도쿄 대회부터 혼성 단체전이 추가된 가운데 한국은 도쿄에서 놓쳤던 남자 개인전까지 이번에 정상에 올라 5개 전종목 싹쓸이 신화를 썼다.
정의선 회장은 "일단 우리 선수들께 제일 고맙다. 선수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기량을 살려 꿈을 이뤘다는 게 제일 기쁘다"며 "이 처럼 전 종목 석권은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 남자 개인전 결승처럼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도 긴장을 많이 했고 이 정도 성과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05년 제9대 대한향궁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뒤 한국 양궁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뒷받침 해주면서 태극 궁수들이 세계 최강으로 거듭나는데 힘을 보탰다.
선수들은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를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주저 없이 정의선 회장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이유를 먼저 꼽았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 3관왕을 확정한 직후 "이 금메달은 나 혼자 딴 게 아니다. 우리 양궁협회장님과 협회 임원분들, 감독님, 코치님까지 모두가 하나가 됐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모든 걸 다 쏟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왔고 모든 게 잘 풀려서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양궁은 어떤 선수라도 국가대표를 꿈꿀 수 있는 공정하고 깨끗한 체계를 협회에서 만들어 주셨다. 이런 시스템이 한국 양궁이 최강을 계속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라며 거듭 정의선 회장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김우진은 남자 개인전 시상식을 마친 뒤 자신의 금메달을 정의선 회장의 목에 걸어주면서 경의를 표했다. 정의산 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김우진의 파리 올림픽 3관왕 성과를 격려해 줬다.
정의선 회장은 선수들의 찬사에도 몸을 낮췄다. 한국 양궁이 이뤄낸 성과는 자신이 아닌 선수들과 협회,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부터 전 종목 석권이나 5개의 금메달 숫자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었다"며 "협회나 나는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할 수 있도록 도운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한국 양궁이 '최강'을 유지 중인 배경에는 김우진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언급한 시스템의 힘을 꼽았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협회 운영이 'No.1'의 지위를 지킬 수 있는 토대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나라가 양궁을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 노력하셨던 선대 (양궁협회) 회장님도 계신다. 양궁협회 시스템이 그때부터 만들어졌다. 그 전통이 지금껏 이어져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회와 우리 선수들 그리고 우리 모든 스텝의 믿음인 것 같다. 서로 믿고 했기 때문에, 한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의 시선은 벌써부터 4년 뒤 미국 LA에서 열리는 2028 올림픽으로 향해있다. 한국 양궁이 파리에서 전 종목 신화를 일궈냈지만 미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 선수들의 눈부신 기량 발전도 이번 대회에서 함께 확인했다.
한국 양궁이 LA에서도 최소 3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선수들도 파리에서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릴 것을 약속했다.
정의선 회장은 "LA 올림픽은 이제 우리(협회)가 모여서 전략회의를 하고, 여러 가지로 장단점에 대해서 분석해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양궁을 너무 즐겁게 봐주시고 애타게 봐주신 데 대해 저희 양궁인들은 많은 힘이 난다.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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