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이국적이지만 알고 보면 친근한 아세안의 맛을 찾아서
베트남 중부 지방의 최대 상업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다낭, 필리핀 중부 지역 섬으로 풍부한 관광 자원이 유명한 세부, 태국의 역사·경제·문화·트렌드의 중심지인 수도 방콕, 허니문 여행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발리. 이들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사랑하는 여행지죠.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인데요. 알고 보면 아세안은 한국과도 많은 분야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답니다.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관계부터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세안 문화 탐방 등 아세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3주에 걸쳐 연재합니다.
① 한반도 20배 영토, 세계 5위 GDP '아세안'…유명 관광지 동남아 10개국의 진면목이죠
② 비행기 타고 가는 동남아시아, 버스 타고 가볼까요…생각보다 더 가까운 '아세안'
③ 이국적이지만 알고 보면 친근한 아세안의 맛을 찾아서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에는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의 음식을 판매하는 여러 식당이 있는 금촌전통시장이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베트남 음식 전문점인 까마우 쌀국수를 찾았죠. 베트남 최남단에 있는 성 중 하나인 까마우에서 이름을 딴 곳인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쌀국수 외에 다양한 베트남 현지 요리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어요.
먼저 밑반찬으로 특유의 향으로 유명한 고수와 함께 타이 바질, 바나나꽃이 나왔어요. 고수와 마찬가지로 타이 바질 역시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 아세안에서 널리 사용되는 향신료죠. 바질의 일종인 타이 바질 냄새를 맡던 서준 학생기자가 "민트 냄새가 연상돼요"라고 말했죠. 바나나꽃을 잘라서 채소처럼 먹는 경험은 처음이었던 아원 학생모델은 "식감이 독특해서 씹는 맛이 있다"고 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신선한 게를 갈아서 끓인 국물에 족발·선지·베트남햄이 들어간 남쪽 지방의 쌀국수인 분리에우, 다진 돼지고기·새우·게살 등을 여러 채소와 섞어 라이스페이퍼에 말아서 튀긴 베트남식 만두인 짜죠, 생선젓갈 국물에 해산물·채소·돼지고기와 쌀국수를 함께 먹는 베트남 남서부 지역의 요리 분맘, 새우·돼지수육·돼지내장이 신선한 야채와 어우러진 감칠맛이 특징인 베트남 남부식 돼지쌀국수인 후티우, 쌀가루 반죽에 각종 채소·고기·해산물 등 속 재료를 얹고 반달 모양으로 접어 부쳐낸 반쎄오를 맛봤어요.
국수나 만두 종류는 배우지 않아도 어떻게 먹는지 쉽게 감이 오지만, 오믈렛의 형태인 반쎄오를 먹는 방법은 따로 배워야 해요. 식당의 벽면에 반쎄오를 먹는 법이 적혀 있었죠. 먼저 반쎄오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라이스 페이퍼에 반쎄오와 좋아하는 채소를 함께 올려 돌돌 말아줍니다. 그리고 베트남 전통 소스인 느억맘에 콕 찍어서 먹으면 되죠. 입안에 넣자 채소·고기·해산물 등 다양한 재료가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이었어요.
쌀국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외식 메뉴지만, 족발·선지·생선젓갈 등이 들어간 국수, 먹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반쎄오처럼 다양한 베트남 음식을 접할 기회는 생각보다 흔치 않죠. 익숙하지 않은 구성에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을 보내던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내 "모양만 낯설지 맛있어요"라며 연신 젓가락을 내밀었어요.
금촌전통시장에는 아세안 각국에서 공수한 현지 식재료를 판매하는 식자재 마트도 여러 곳이 있답니다. 망고·파파야·용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열대 과일부터 코코넛 밀크로 만든 주스, 말린 바나나칩 등 이색적인 맛에 관심이 있다면 소중 독자 여러분 주변에도 동남아시아 식자재 마트가 있는지 검색해 보세요. 베트남의 쌀국수, 태국의 팟타이 등 한국에서 대중화된 동남아 음식 재료는 동네에 있는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죠.
아세안의 전통 가옥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휴양림부터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의 전통 놀이, 베트남 정취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현지 음식 전문점까지. 멀게만 느껴지던 아세안 각국이 알고 보면 정치·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대한민국의 제2의 교역대상이자 전 세계에서 경제·문화적으로 큰 존재감을 보여주는 아세안. 이제 동남아시아 하면 관광지와 열대 과일 외에 경제·문화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겠죠. 여러분의 주변에는 아세안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동행취재=이서준(경기도 평촌초 6)·정하은(서울 당현초 6) 학생기자·장아원(경기도 위례푸른초 6) 학생모델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아세안 국가의 문화를 체험하고 산에서 힐링하는 경기도 양주시 아세안휴양림에 갔어요. 아세안 국가의 문화와 전통 놀이, 숲에서 하는 여러 놀거리를 알게 된 재미있는 취재였죠. 제가 입은 인도네시아의 바틱 셔츠와 꼬삐아는 강렬하고 화려했지만,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것이라 어색했어요. 바틱 셔츠를 입고 인도네시아 통코난 하우스에 가보니 제가 정말 인도네시아 사람이 된 것 같았죠. 노현숙 팀장님께 칡·벚나무 등에 대한 숲 해설을 들은 후 식물을 이용한 여러 재밌는 놀이도 했어요. 칡줄기로 비눗방울 불기, 질경이를 뿌리째 뽑아 제기차기 등 할아버지·할머니가 어렸을 적에 했을 법한 기발한 놀이였어요. 베트남의 전통 장난감인 쭈온쭈온도 만들었는데, 혼자서 뾰족한 모서리로 얇은 막대기 위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모습이 신기함 그 자체였어요. 후기를 쓰는 지금도 신기해요. 마지막으로 베트남 음식점에서 짜조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봤어요. 달짝지근하고 향이 강해 베트남 현지의 맛이 이런 건가 싶었죠. 매우 인상 깊은 취재라 기회가 된다면 아세안휴양림을 가족과 함께 다시 가보고 싶어요.
이서준(경기도 평촌초 6) 학생기자
양주 아세안휴양림은 아세안 국가의 문화를 깊이 느낄 수 있던 곳이었어요. 아세안 국가의 전통 복식 특징을 딴 의상들을 입어보고, 전통 가옥 모양의 숙박시설을 구경하니 학생기자단 친구들과 그 나라에 잠시 놀러 간 기분이 들었어요. 숲 해설을 듣다 만난 도마뱀도 신기했고, 평소 유심히 보지 않던 식물들의 변화도 기억에 남아요. 코코넛 밟기 같은 아세안 국가들의 놀이와 함께 우리 주변의 식물을 이용한 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칡줄기를 잘라서 비눗방울 놀이를 해보았고, 우리가 흔히 보는 질경이를 뿌리째 뽑아 제기차기도 했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아세안 국가들의 전통에 대해 알게 되어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어요. 소중 독자 여러분도 아세안휴양림에서 휴식과 재미를 모두 느껴보세요.
정하은(서울 당현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에선 아세안휴양림에 다녀왔습니다. 아세안을 배경으로 한 휴양림이 있다는 게 신기해서 기대했죠. 아세안 각국 전통 의상의 특징을 살린 옷을 고르는데 생각보다 모르는 복식이 많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입는 법이 익숙하지 않아 좀 불편하기도 했어요. 아세안휴양림엔 여러 나라의 전통 가옥의 특징을 딴 숙박시설이 있었는데요. 특히 지붕의 모양이 특이하게 생긴 인도네시아의 통코난 하우스가 기억에 남습니다. 또 거의 모든 집의 기둥이 원 모양이 아니라 사각형 모양이었어요. 노현숙 숲해설가님이 아세안 국가들이 있는 지역은 뱀이 많아 기둥을 감고 올라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설명해 주셨죠. 전통 가옥 형식 건물을 둘러본 뒤에는 여러 놀이를 했는데 그중 칡줄기로 비눗방울을 만드는 놀이가 정말 신기했어요. 표면에 구멍이 없어 보였는데 끝에 비눗물을 묻혀 반대쪽을 입으로 부니 비눗방울이 나왔거든요. 그동안 몰랐던 다른 나라 문화와 자연을 알게 된 취재였습니다.
장아원(경기도 위례푸른초 6) 학생모델
」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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