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5개' 김우진, 올림픽 'G.O.A.T.' 자격 충분하다

양형석 2024. 8. 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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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4일 개인전 우승, 남자 첫 3관왕... 역대 최다 금메달 수확

[양형석 기자]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관중을 향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G.O.A.T.'라는 단어가 꽤나 익숙할 것이다. 'G.O.A.T.'는 'Greatest Of All Time'의 줄임말로 해당종목의 역대 최고선수를 의미하는 말이다. 스포츠 외에도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분야나 기술, 과학, 의학 등에서도 종종 사용되지만, '기록'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는 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G.O.A.T.'는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그 시초로 알려져 있지만 NBA의 마이클 조던에 의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타 종목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메시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2020년대 초반까지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던 '메호(메시vs.호날두)대전'이나 한국축구의 '손차박(손흥민vs.차범근vs.박지성) 논쟁' 역시 'G.O.A.T.' 논쟁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하계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이야기할 때는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4개)을 따낸 양궁의 김수녕과 사격의 진종오를 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김수녕과 진종오보다 더 많은 올림픽 금메달을 보유한 선수가 탄생했다.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을 통해 남자선수 단일올림픽 첫 3관왕을 달성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5개로 늘린 남자양궁의 김우진이 그 주인공이다.

역대 하계올림픽의 'G.O.A.T.' 후보들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양궁의 김수녕과 사격의 진종오다. 김수녕은 3번의 올림픽 출전으로 4개의 금메달을 비롯해 은메달 하나와 동메달 하나를 따내며 올림픽에서 딸 수 있는 모든 메달을 수확했다. 

사격의 진종오는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5번의 올림픽에 연속으로 출전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처음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진종오는 이후 3번의 올림픽에서 남자 50m 권총 3연패를 비롯해 4개의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권총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올림픽에서 5개의 메달을 딴 4명의 선수가 모두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선수인 가운데, 하계올림픽에서는 여자양궁의 박성현과 기보배가 두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올림픽에 연속 출전하는 선수가 점점 줄고 있지만 박성현과 기보배는 어려운 선발전을 뚫고 두 번의 올림픽에서 좋은 실적을 올렸다.

펜싱 김정환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내며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남자 사브르의 기틀을 만든 선수다. 2012 런던올림픽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김정환은 런던올림픽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후 8년의 기다림 끝에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환은 개인전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리우올림픽과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단체 구기종목에서는 무려 5번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2개, 동메달 하나를 목에 건 여자 핸드볼의 오성옥이 'G.O.A.T.' 후보에 들어갈 만한 선수다.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에서 문소리가 연기한 한미숙의 모델이기도 한 오성옥은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 애틀랜타·아테네올림픽 은메달,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여자핸드볼의 전성기를 주도했다.

개인 3관왕 김우진, 하계올림픽 역대 최다 금메달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전에서 한국 김우진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 연합뉴스
 
리우올림픽과 도쿄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우진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 3회와 월드컵 파이널 개인전 우승 4회,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 2회 등 개인전에서도 충분히 화려한 업적을 남긴 선수다. 하지만 양궁종목이 가장 주목 받는 무대는 역시 올림픽인데, 김우진은 자신의 이름을 떨칠 수 있는 올림픽 무대 개인전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해왔다.

처음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는 구본찬·이승윤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지만 개인전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랭킹라운드에서 대표팀의 막내 김제덕에 밀려 신설된 혼성단체전 출전이 좌절됐고 개인전 역시 8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달랐다. 랭킹라운드 1위를 차지하며 임시현과 혼성단체전에 출전한 김우진은 임시현이 흔들릴 때마다 10점을 쏘면서 든든한 선배 노릇을 했고, 한국은 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진과 함께 혼성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임시현은 인터뷰에서 "'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과 팀을 이뤄 활을 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김우진의 존재감에 대해 극찬했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 개인전에서 부진했던 김우진은 4일 열린 개인전에서 '2전3기' 끝에 드디어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이우석과의 4강전과 브래디 엘리슨과의 결승전에서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김우진의 개인전 금메달로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에 걸려 있던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았다. 

여자부의 임시현과 함께 이번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김우진은 한국 하계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3관왕을 차지한 남자선수가 됐다. 더불어 올림픽에서 개인 통산 5개의 금메달로 진종오와 김수녕을 넘어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3번의 올림픽에서 따낸 5개의 메달을 모두 '금빛'으로 채운 김우진이 대한민국 하계올림픽의 'G.O.A.T.'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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