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미술시간에 본 석고상보다 멋지고 실용적인 석고 소품 뚝딱

한은정 2024. 8.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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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포함하는 수화 황산염 광물인 석고는 무르고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며 땅속에서 흔히 볼 수 있어요.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석고보드·블록·회반죽 등 건축 자재 및 장식, 시멘트, 백색 안료, 비료나 토양 개량제 등 광범위하게 활용됐죠. 석고를 구워 수분을 제거한 소석고는 의료용 깁스나 치과의 치아 본 작업 등에 사용되며, 주물의 모형 제작, 분필 제작 등에도 쓰여요. 미술 쪽에선 예로부터 석고를 활용해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고 프레스코 등 그림을 그리는 데도 활용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성수연(가운데) 마띠아스 공방 대표와 함께 석고 공예에 대해 알아봤다.


석고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조형물에 향을 입혀서 장식품을 만드는 석고 공예는 최근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방향·제습·탈취·인테리어 소품 등의 다양한 활용과 실용성을 지닌 석고 공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마띠아스 공방을 찾았어요. 성수연 대표가 “석고는 약 5000년 전에 피라미드의 건축 재료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재료죠. 자연 광물을 캐내어 가루로 만든 다음 60~150도로 구워서 오늘 우리가 사용할 공예용 석고부터 여러 가지 종류의 석고들을 만들어내죠”라고 설명했습니다.

마띠아스 공방 내부에는 다양한 석고 공예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석고 공예 작품들.
석고 공예는 방향·제습·탈취·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시온 학생기자가 “석고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질문했죠. “구운 석고는 물과 반응하면 열을 내면서 굳는 특징을 가지는데, 이때 많은 구멍이 석고에 만들어지고 이 구멍을 통해 수분을 흡수하거나 배출하게 됩니다. 흡수하고 확산, 발산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이런 특성 때문에 석고 방향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향을 넣었을 때 공기보다 가벼운 향기 분자들이 석고의 구멍 안에서 천천히 확산되며 지속적인 발향 효과가 있고, 발향이 끝나면 다시 향을 주입해 쓸 수 있습니다. 물을 좋아하다 보니 습도 조절에도 좋고,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아요.

마띠아스 공방 내부에는 다양한 석고 공예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마띠아스 공방을 장식하고 있는 석고 공예 작품들.
석고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조형물에 향을 입혀서 장식품을 만드는 석고 공예는 방향·제습·탈취·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김지우 학생기자가 “석고 공예의 장·단점이 궁금해요”라고 얘기했죠. “장점은 한 번 만들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가 있어요. 그래서 지루해지는 게 단점이죠. 저는 즐길 만큼 즐기다가 지루해지면 그냥 버리지 말고 신발장이나 싱크대 밑처럼 약간 습도가 높고 냄새 나는 곳에 놔두라고 얘기해요. 작은 석고 소품 같은 경우 벌레 퇴치하는 아로마 오일을 뿌려서 옷장에 두면, 벌레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습기를 예방하는 역할을 해요.”

석고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조형물에 향을 입혀서 장식품을 만드는 석고 공예는 방향·제습·탈취·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석고 공예는 방향·제습·탈취·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석고 공예는 예쁜 조형물을 쉽게 만들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공방 내부에는 아름다운 천사 모형·장식 트레이·벽걸이 소품 등 다양한 석고 공예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죠.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제가 조각한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요. 석고를 물에 개어서 몰드라는 틀에 부어 굳히면 저런 작품들을 쉽게 많이 만들어낼 수 있어요. 물론 처음엔 예쁘게 만드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직접 조각을 안 하고 저렇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죠.”

돌·모래·자연물을 주재료로 다양한 활동과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플라스터 스톤아트 작업을 통해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석고 화병 겸 방향제를 만들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석고 공예에 직접 도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몰드에 석고를 부어서 만드는 작업 대신 플라스터 스톤아트를 해보기로 했죠. 돌·모래·자연물을 주재료로 다양한 활동과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게 고안한 제작 방식이에요. 성 대표는 플라스터 스톤아트를 만든 이유로 석고 방향제를 작업하며 틀에 부어 굳혀서 만드는 제작 방법과 디자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고 싶었다고 해요. “석고 굳히는 작업을 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요. 틀 만들면 수업이 끝나죠. 근데 지금 작업은 미리 굳혀 놓은 석고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디자인과 컬러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창의성과 감성을 담아낼 수 있죠. 몰드에 찍어낸 석고 방향제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에요.”

성수연 마띠아스 공방 대표


작업을 위해 폭 3.5cm의 안정적으로 스탠딩 가능한 석고 원형이 준비됐습니다. 원하는 향으로 발향 효과를 주고 데코 소재들로 꾸미고 중간에 아크릴 튜브를 꽂을 수 있게 디자인된 곳에 수경 식물도 심어볼 거예요. 먼저 원하는 향료를 골라봤습니다. 성 대표가 공방에는 30개가 넘는 향료가 있지만 선택하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추천 향 4가지를 준비했다고 했죠. 하나씩 향을 맡아보던 소중 학생기자단은 선택하기가 힘든지 “어떤 향이 가장 인기가 많아요?”(시온), “강사님은 어떤 향을 좋아하세요?”(지우) 질문했죠. “자기가 좋다고 느끼는 향이 가장 좋은 향이에요. 선택하는 게 쉽지 않죠.” 오랜 고민 끝에 각자 원하는 향을 골라 석고 원형에 떨어뜨려 봤죠. 향을 떨어뜨리자마자 금방 흡수되는 게 보였어요. 은은한 향이 공방을 가득 채웠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석고 방향제 향의 지속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했어요. “향에 따라 지속 시간이 다르지만 석고 용량의 약 5% 정도를 섞어서 만들면 발향 기간은 약 2주~1달 정도 예상해요. 습도가 많은 공간, 공간의 면적이나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아요. 향에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5%도 힘들 수 있어 향을 섞어서 만들기보다 석고 원형을 만들고 원하는 양의 강도만큼 향료를 흡수시켜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오늘도 디자인 작업이 완성된 후에 향을 흡수시켜 줄 거예요. 그럼 향기로운 석고 방향제로 완성되겠죠.”

틀에 부어 굳혀서 만드는 석고 방향제의 제작 방법과 디자인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 플라스터 스톤아트 작업 방식을 만들었다는 성수연(오른쪽) 마띠아스 공방 대표가 채색 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백드롭 작업에선 여름을 맞아 나만의 바다를 꾸며보기로 했죠. 선생님이 만든 샘플 작품을 참고해 컬러 선택에 나섰어요. “전 ‘안녕 바다’라고 이름 지었는데, 제 상상 속 바다는 잔잔해요. 여러분이 상상하는 바다는 어떤가요. 우선 컬러를 골라보세요. 한 가지 컬러가 아니어도 돼요. 저도 진한 색부터 흐린 색까지 다 골랐죠. 다양한 색깔이 있으면 예쁩니다.”

덜 칠한 부분, 경계가 있는 부분 등을 없애기 위해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김지우 학생기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푸른 계열의 아크릴 물감 중에 선택한 물감을 팔레트에 짜고, 붓에 물과 물감을 묻힌 후 칠해줍니다. 우선 진한 색부터 붓에 물감이 없어질 때까지 칠하는데, 대충 칠해도 괜찮다고 했죠. 다 칠한 후에 한 번 더 반복해서 칠해주는데 두 번째 칠할 때 훨씬 잘 칠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물감을 많이 찍어서 펴 바르세요. 어느 정도 물감이 칠해지면 한 방향으로 칠해서 경계를 없애주세요.”

이시온 학생기자가 상상 속 바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백드롭 작업을 하고 있다. 선택한 아크릴 물감을 반복해서 칠해주는 게 중요하다.


붓에 물감이 거의 없을 때 쓸어주는 작업을 하면 그러데이션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은은하게 색깔이 여러 층으로 나뉜 게 예뻐 보였죠. 이제 마무리를 하자는 성 대표의 말에도 소중 학생기자단의 작업 열정은 멈추지 않았어요. 덜 칠한 부분, 경계가 있는 부분 등을 없애기 위해 바쁘게 손을 움직였죠. “어차피 바다는 다 똑같은 컬러가 아니고 얼룩덜룩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석고풀 위에 모래를 톡톡톡 뿌리며 해변의 모래를 표현해준다.


해변의 모래를 작업하기 위해 먼저 모래를 올릴 위치를 정한 다음, 석고 가루를 접착 용액에 섞어 만든 석고풀을 그곳에 바릅니다. 석고풀 위에 모래를 톡톡톡 뿌리고 살짝 기울여 털어내면 안 붙은 모래들이 떨어지죠. 반복해 모래 작업을 하면 근사한 모래사장 느낌이 납니다. 이어 장식 소품을 고르고 위치를 잡아야 해요.

조개·불가사리 등의 소품을 붙인 후에는 굳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조개·불가사리·고래·거북이·해초·스톤·수영하는 사람 등 소품이 다양해 고민이 많았죠. “소품은 큰 것부터 붙여주고, 떨어질 수 있으니 안쪽에 붙이는 게 좋겠죠. 석고풀을 너무 얇게 바르면 금방 떨어질 수 있으니 잔뜩 바르고 소품을 올려주세요. 붙인 후에는 굳을 때까지 좀 기다릴게요.” 소품을 붙인 자리에 석고풀이 보여 보기 싫으면 모래를 톡톡톡 뿌려 가려주면 됩니다.

석고 반죽을 올려놓고 나무 스틱으로 살짝살짝 쳐 주며 파도를 연출할 수 있다.


다음엔 석고로 내가 상상하는 파도를 표현할 거예요. “석고는 굳으면서 제형이 바뀌어 단단해져요. 그걸 이용해 파도가 치고 부딪히는 모습을 나타낼 건데요. 나무 스틱으로 석고 반죽을 떠서 파도가 탁 치는 모습, 그때 일어나는 물보라, 물결을 표현해주는 거죠.” 석고 반죽을 올려놓고 나무 스틱으로 살짝살짝 쳐 주며 건드리면서 모양을 변형하니 진짜 파도 같은 느낌이 나서 신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크릴 튜브에 물과 스톤을 담고, 누구나 키우기 쉬운 테이블야자를 심은 뒤 마리모도 넣어줬습니다. 마리모는 행복할 때 물 위로 떠오른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마리모를 물에 넣었더니 봉긋 물 위로 떠올라 더욱 기분이 좋았죠.

석고 공예에 도전한 이시온(왼쪽)·김지우 학생기자가 나만의 바다를 표현하기 위해 백드롭·모래 작업 등을 하고, 소품으로 꾸미는 과정을 거쳐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화병 디자인의 석고 방향제를 완성했다.


앞서 골랐던 향료를 여러 번 뿌려 흡수시키니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석고 화병 겸 방향제가 완성됐습니다. 집 안을 장식하기도 하고, 식물도 자라고, 향기를 일상에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이죠. 성 대표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석고 공예를 추천한다고 했어요. “석고 공예 작업을 할 때 오롯이 이거에만 집중하게 되고 딴생각을 못 하잖아요. 일상생활에 지쳐 있을 때 하면 힐링이 되니까 추천합니다.”

■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처음 공방에 들어왔을 때, 멋진 석고 공예 작품들이 많이 보였어요. 석고로 만들 수 있는 작품 종류가 이렇게 많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바다를 상상한 모습의 석고 방향제를 만들어봤는데, 색깔을 칠하는 것부터 모래나 조개 같은 모형을 붙이는 것까지 걱정이 많이 들었죠. 하지만 대표님이 알려주신 대로 따라 하니 붓을 가볍게 휘두르기만 해도 예쁘게 색칠이 되고 석고 반죽으로 여러 조개뿐 아니라 파도 모양까지 쉽게 만들 수 있어서 매우 재밌었습니다. 무엇보다 만들기에 집중하는 동안 고민이 한결 가벼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혹시 고민이 많거나 생각이 복잡한 친구들은 석고 공예를 해보면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지우(서울 대치초 5) 학생기자

저는 이번 취재를 통해 석고 공예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석고 방향제를 직접 만들어 보고, 설명도 너무 잘해 주셔서 잘 이해한 것 같습니다. 석고 방향제를 만드는 과정도 매우 재미있었고 유익했던 것 같아요.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컸던 것 같습니다. 석고 공예를 하시는 분들이 존경스럽기도 했죠. 제가 만든 석고 방향제도 오래 사용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석고 공예에 도전해 보세요.

- 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5) 학생기자

동행취재=김지우(서울 대치초 5)·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5) 학생기자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마띠아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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