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다”던 임애지, 3년 만에 여자 복싱 ‘새 역사’ 썼다 [2024 파리]
김명석 2024. 8. 5. 06:48
“그때는 정말 못하고 져서, 정말 복싱 그만두고 싶었어요.”
임애지(25·화순군청)는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실패를 잊을 수가 없다. 아무것도 못하고 16강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임애지는 “그때는 정말 못하고 졌다. 파리 올림픽이 이제 3년이 남았다는 코치님의 말에 힘이 쫙 빠졌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고 했다.
그랬던 임애지가 3년 만에 한국 복싱 새 역사를 썼다. 비록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4강전에서 져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까지는 쓰지 못했으나, 4강 탈락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한국 복싱 사상 올림픽 메달이 나오는 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 이후 12년 만이자, 여자 복싱 선수로는 역사상 처음이다.
충분히 결승 진출도 노려볼 수 있었으나 통한의 판정패로 고개를 숙였다. 임애지는 튀르키예의 하티제 아크바시와 치열하게 맞섰으나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를 당했다. 치열하게 맞섰지만 심판 판정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판정이 아쉬웠겠다는 질문에 임애지는 “저도요”라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조금 더 깔끔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임애지는 판정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결국 자신이 부족해서 졌다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전체적으로 아쉽다. 사실 ‘저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라운드는 제가 졌다고 생각한다”며 “100점 만점에 60점을 주고 싶다. 저는 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과가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임애지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지만, 그는 16강과 8강에서 각각 브라질과 콜롬비아 선수들에 4-1, 3-2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까지 올라섰다. 한국 여자 복싱 선수가 4강 진출을 통해 메달을 획득한 역사상 첫 선수가 됐다. 그동안 어떤 여자 복싱 선수도 이루지 못한 걸 임애지가 해냈다. 복싱을 그만두고 싶었다던 3년 전의 아픔을 돌아보면 더욱 인상적인 반등이다.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은 가능성을 본 무대로 남을 것 같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후회되지는 않는다. 대신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 제가 더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서, 이제 확실히 저를 만나면 ‘만나기 싫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도쿄 올림픽 당시엔 다음 올림픽까지 3년이나 남았다는 소식에 힘이 쫙 빠졌다는 그지만, 이제는 직접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그만큼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임애지는 “코치님께 ‘4년 뒤에도 함께 하실 거죠’라고 말하고 싶다”며 “10년 뒤에도 복싱을 해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 하다 보면 끝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눈 깜빡하면 LA일 거 같다. 장기적으로 보기보다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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