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멋진 몸매! 맛도 포기 못해… 대한민국농수산 최고점
다이어트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닭가슴살’이다. 지방은 거의 없으면서 단백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면 퍽퍽하고 때론 비릿하기도 한 이 닭 부위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다이어트 푸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닭가슴살도 그에 따라 진화하기 시작했다. 촉촉한 닭가슴살은 물론 매운맛, 카레맛, 데리야키맛 등 닭가슴살에 대한 편견을 깨는 제품들이 쏟아졌다. 닭가슴살에 대한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다이어터(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뭐가 좋은 닭가슴살인지, 맛있긴 하지만 실제 영양성분은 어떤 닭가슴살이 나은지 등 선택하기가 까다로워진 것이다.
다이어터 사이에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다. 원본을 다양하게 변주한 것을 먹어봤지만 결국은 원본이 낫다는 뜻이다. 국민일보는 다양한 닭가슴살의 세계에서 가장 ‘닭가슴살다운’ 오리지널 맛 인기제품 5개를 선정했다. 평가는 누구보다도 닭가슴살을 많이 먹었을 전문 트레이너들과 함께했다.
다이어트 푸드 전문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닭가슴살을 고를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아임닭, 허닭 등 닭가슴살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들도 많아졌다. 국민일보는 쿠팡과 랭킹닭컴, 11번가 판매 많은 순으로 겹치는 제품들과 이 중 최저가인 한국농수산의 ‘촉촉한 통닭 가슴살 오리지널 맛’과 최고가인 하림이닭의 ‘닭가슴살 오리지널’을 후보군에 올렸다. 평가는 매끼 닭가슴살을 빼놓지 않고 먹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의 ‘에이치(H)짐’ 트레이너들과 함께했다. 평가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됐다.
우선 이들에게 닭가슴살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에이치짐의 허동오(36)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이것저것 도전해보는 편”이라며 “요즘엔 맛있으면서도 저칼로리로 나오는 게 많아서 프로 보디빌더거나 극단적 다이어트를 하는 게 아니라면 맛있게 먹으면서 장기적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양희지(29) 트레이너 역시 “개인적으로 저도 질리지 않게 맛있는 제품 여러 가지를 돌려가며 먹는다”고 말했다.
제품 모두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곧바로 시식에 들어갔다. 맛과 식감 부분에서는 대한민국농수산의 ‘촉촉한 닭가슴살’ 오리지널 맛이 1위를 차지했다. 허 대표는 “염지의 정도나 촉촉함이 적당해서 초심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그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은 한끼통살의 ‘스팀 오리지널 닭가슴살’이었다. 양희지 트레이너는 “처음에 닭가슴살을 찢을 때 뻑뻑한 느낌이 있었는데 먹어보니 오히려 무척 부드러웠다”고 말했다. 김준(33) 트레이너는 “1번(대한민국농수산) 제품과 맛이 비슷한데 1번이 좀 더 촉촉하다.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다”고 평했다.
맛과 식감 부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하림이닭의 ‘닭가슴살 오리지널’에 대해서는 “영양성분은 좋지만 맛과 가성비가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양희지 트레이너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영양성분이 좋았다”며 영양성분 측면에서는 1위를 줬다. 그렇지만 맛이 없다는 이유로 최종평가에서는 5위를 줬다. 다른 평가자들 역시 100g당 3300원으로 다른 제품들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맛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박민혜 트레이너는 “영양 성분상 보디빌더 선수라면 이 제품을 선택했겠지만 일반 사람들이 오래 즐기면서 먹는 걸 고려한다면 5번을 가장 후순위로 추천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임닭 ‘한입 가득 스팀 닭가슴살 오리지널맛’에 대해서는 “밥반찬 같다”는 게 주된 평가였다. 박민혜 트레이너는 “가장 닭가슴살 같지 않은 맛이어서 영양성분이 좋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생각보다 단백질 함량도 높고 지방량도 낮았다”며 “밥반찬처럼 먹기에 좋은 제품 같다”고 말했다. 허동오 대표 역시 “처음 닭가슴살을 접하는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밥과 함께 먹기 편할 것 같다”면서도 “오래 먹다 보면 물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허동오·박민혜 트레이너는 아임닭에, 김준 양희지 인찬 트레이너는 대한민국농수산 제품에 1위를 줬다. 최종평가는 대한민국농수산의 ‘촉촉한 통닭가슴살 오리지널’이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한끼통살의 ‘스팀 오리지널 닭가슴살’이 차지했다. 이들 모두 “질리지 않고 오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당류나 나트륨 등 첨가물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도 했다. 허 대표는 “단백질 쉐이크를 고를 때도 원재료가 중요하다”며 “첨가물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나트륨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민혜 트레이너도 “맛있더라도 당류 함량이 높은 제품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고, 당류가 낮은 제품을 찾아 당류 없는 소스를 뿌려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날 허동오 대표는 자신이 즐겨 먹는 향신료 등을 챙겨오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단백질 함량이라고 강조했다. 허닭의 ‘스팀 닭가슴살 슬라이스 오리지널’ 제품은 4등을 차지했다. 제품당 단백질 함량이 18g으로 가장 낮은 점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인찬 트레이너는 “당류나 나트륨 등 영양성분을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닌데 단백질 함량은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영양성분 공개 전 인찬 트레이너는 허닭 제품에 1위를 줬지만, 영양성분 공개 후 4위를 줬다. 허 대표도 “맛으로 봤을 때는 괜찮지만 단백질 함량을 보면 간식으로 먹거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다고 느낀 날 보충하는 차원에서 먹을 것 같다”고 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회원들에게 어떤 제품을 추천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이들은 한국농수산 제품을 꼽았다. 닭비린내가 제일 안 나는 제품으로는 아임닭 제품을 추천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조언은 보디빌딩 등 전문적으로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차이나지 않는 칼로리, 단백질 함량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허 대표는 “다이어트 한다고 밥을 안 먹고 운동하러 센터에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처음에는 맛있는 거로 시작하는 게 좋다. 어떤 특정 제품을 추천하기보다는 다양한 걸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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