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마침내 올림픽 金...코트에서 오열

피주영 2024. 8. 5.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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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에 입 맞추는 조코비치. AP=연합뉴스

남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37·세계랭킹 2위)가 마지막 꿈이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1·3위)를 2시간 50분이 걸린 혈투 끝에 2-0(7-6〈7-3〉 7-6〈7-2〉)으로 물리쳤다. 조코비치는 우승이 확정되자, 코트에 엎드려 감격스러워했다. 한참 후 일어난 그는 벤치에 앉아 오열했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1987년생 조코비치는 역대 최다인 24승을 거둔 수퍼스타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서 약한 면모였다. 올림픽에 5번 출전했고, 준결승에 4번 올랐지만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2012 런던 대회와 2020 도쿄 대회 때는 4위에 머물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첫판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인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단식에서 우승했다.

이 승리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등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해내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테니스 남녀 단식에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슈테피 그라프(독일),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에 이어 조코비치가 5번째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당한 0-3(2-6 2-6 6-7〈4-7〉) 패배도 설욕했다. 알카라스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4승 3패로 앞서 나갔다. 그는 또 테니스가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최고령 남자 단식 우승 기록(37세)을 세웠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2012년 런던 대회 로저 페더러(스위스)로 당시 31세였다.

조코비치는 "내 심장과 영혼, 신체, 가족, 모든 것을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바쳤을 정도"라며 "엄청난 전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코비치는 6월 초 프랑스오픈 8강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고, 이후 곧바로 수술대에 올라 이번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7월 윔블던에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와 결승까지 진출한 데 이어 올림픽에서는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휩쓴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2003년생 알카라스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겼더라면 역대 최연소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 기록(21세 4개월)을 한 달 앞당길 수 있었다. 2알카라스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조코비치는 또 지난달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당했던 패배를 설욕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4승 3패로 다시 우위를 점했다. 21세 3개월인 알카라스는 올림픽 역대 최연소 단식 우승을 노렸으나 최연소 결승 진출에 만족했다. 역대 테니스 최연소 우승 기록은 빈센트 리처드(미국)가 갖고 있다. 리처드는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21세 4개월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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