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하루 600발… 여자양궁 최약체 우려 씻어낸 성실함

박구인,이누리 2024. 8. 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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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의 양궁 자매들은 강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 걸린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한국 양궁은 2020 도쿄 대회 안산(광주은행)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3관왕을 배출했다.

전훈영은 "(한국 여자양궁이)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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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훈 감독 “선수들 죽을 만큼 연습”
임시현·남수현 개인전서 金·銀 합작
최종 4위 전훈영 맏언니 리더십 헌신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 선수들과 코치진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경기가 끝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 짓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정 코치, 남수현, 임시현, 양창훈 감독. 파리=윤웅 기자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의 양궁 자매들은 강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 걸린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여자 대표팀 멤버인 임시현(한국체대)과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은 셋 다 올림픽 첫 출전에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해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딛고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여자양궁에 한국의 적수는 없었다. 임시현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남수현을 7대 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단체전과 혼성전을 제패한 임시현은 올림픽 3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 양궁은 2020 도쿄 대회 안산(광주은행)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3관왕을 배출했다.

임시현은 새로운 신궁의 등장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도 3관왕에 오르며 최강자로 우뚝 섰다. 결승전에서 임시현과 ‘집안싸움’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건 19세 궁사 남수현은 한국 양궁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임시현과 남수현은 이날 결승전을 마친 뒤 “겨룰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고된 훈련에 매진해 왔던 이들은 “잠 좀 자고 싶다”며 간절했던 휴식기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 양궁 선배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위치를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단체전 10연패 목표, 올림픽 첫 출전이 주는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연습뿐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쏜 화살 수는 다 셈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양창훈 여자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죽을 만큼 열심히 했다”며 “코치진이 시키지 않아도 새벽까지 자발적으로 나와서 화살을 쏘곤 했다. 많게는 600발씩 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 구성 자체가 싹 바뀌면서 ‘최약체다. 선수단 구성이 좀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체전 10연패를 합작한 ‘맏언니’ 전훈영의 존재도 컸다. 30세 늦은 나이에 첫 올림픽에 나선 그는 열 살 안팎 차이가 나는 후배들을 다독이며 이끌었다. 대회 기간 2인1실로 배정되는 숙소를 동생들에게 양보한 뒤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고 자원하기도 했다.

이날 임시현과 개인전 4강 맞대결에서 패배한 전훈영은 동메달 결정전 끝에 최종 4위에 올랐다.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회장은 대회 기간 내내 후배들을 이끈 전훈영을 찾아 별도로 격려했다. 전훈영은 “(한국 여자양궁이)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전훈영을 지도했던 이선영 인천시청 감독은 “운이 없어서 국제대회만 나가지 못한 대기만성형 선수”라며 “선수 스스로가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파리=이누리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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