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필향만리’] 鳳鳥不至 河不出圖(봉조부지 하불출도)
2024. 8. 5. 00:15
용산 대통령 청사 문머리에 봉황이 서로 마주 보는 무늬가 있다. ‘대통령 휘장(徽章:엠블럼)’이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무늬는 역대 정부에서 줄곧 사용해오다가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태극무늬와 무궁화, 신문고 모양을 본떠 만든 새 휘장을 사용하면서 일부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봉황무늬가 제왕적 권위를 연상케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봉황은 중국 전설상의 성군인 순임금 때에 나타났다고 한다. 하도(河圖)는 황하에서 나온 용마(龍馬)의 등에 그려진 그림으로, 복희씨 시절에 나왔다고 한다. 다 천하를 잘 다스릴 성군의 출현을 예고한다는 신령스러운 동물이다. 공자는 자신의 생전에 봉조(봉황)나 하도가 나타나기를 염원했다. 성군이 출현함으로써 성군을 도와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펴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내 성군이 나타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공자는 “나는 이미 글렀구나! 봉황이 오지 않고 하도가 나타나지 않으니!”라고 탄식했다.
난세에는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기도 하고, 봉황의 먹이인 ‘벽오동 심은 뜻’을 노래하기도 한다. 평화를 갈망하는 민중의 뜻이다. 아직도 대통령 엠블럼으로 사용하고 있는 봉황무늬를 보며 국민들은 오늘도 평화로운 화합의 시대를 염원하고 있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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