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오프까지 10점-10점, 4.9mm 차이 승리... 김우진의 새역사 [2024 파리 올림픽]
[박장식 기자]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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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쟁발리드의 가장 높은 자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대한민국이 지켰다. 한국 양궁은 대한민국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선수, 김우진을 보유했다는 자랑스러움을, 그리고 모든 종목의 금메달을 석권했다는 기쁨을 국민과 함께 누렸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의 마지막 경기인 남자 개인전 결선이 4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광장에서 펼쳐졌다. 김우진(청주시청)이 금메달을, 이우석(코오롱 엑스텐스포츠)이 동메달을 따내면서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대한민국이 모두 따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김우진은 이번 대회 개인전-혼성 단체전-남자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의 첫 올림픽 남자 양궁 3관왕에 올랐다. 특히 김우진은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이 지닌 4개의 금메달을 넘어, 올림픽 금메달 5개를 보유한 유일한 한국 선수로 거듭났다.
[8강까지] 김우진과 이우석 살아남고... 김제덕은 미국 선수에 탈락
7월 31일 열린 예선에서 김우진·이우석은 64강전과 32강전에서 두 선수 모두 상대에 단 하나의 세트 스코어를 내주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16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김제덕 선수는 갑작스러운 뇌우로 인해 경기가 하루 늦춰지기는 했지만, 64강전과 32강전을 모두 통과하면서 16강에 올랐다.
이어 4일 열린 결선. 가장 먼저 사대 위에 선 이우석은 중국의 왕옌과 치른 16강전에서 승리했다. 1세트 10점 과녁에 모든 화살을 명중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이우석은 3세트에서도 세 발의 화살을 모두 10점 과녁에 명중, 세트 스코어 6대 2로 8강에 올랐다.
김우진은 16강에서 브라질의 '세계랭킹 1위' 마르쿠스 다우메이다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단 한 발의 9점을 빼고는 쏘아낸 모든 화살이 10점 과녁 안에 들어가 세트 스코어 7대 1로 승리했다.
이어진 8강에서도 이우석과 김우진은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우석은 이탈리아의 마우로 네스폴리에 초반 두 점의 세트 스코어를 내주는 등 고전했지만, 후반 선전에 힘입어 세트 스코어 6대 4로 승리했다. 김우진 역시 튀크키예의 메테 가조즈에게 한 세트씩을 주고받는 싸움을 거쳐 역시 6대 4로 승리했다.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시상대에서 손가락으로 3관왕을 표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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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 김우진 vs 이우석] 6년 전에 이은 또 맞대결... 슛오프 접전
준결승에서는 김우진과 이우석이 맞붙으면서 '대한민국 대 대한민국'의 결전이 펼쳐졌다. 두 선수는 이미 6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결승에서 맞붙어 김우진이 세트 스코어 6대 4로 승리한 바 있다. 그런 승부가 다시 올림픽에서 재현된 것.
첫 세트는 팽팽했다. 김우진이 먼저 10점을 쏘자, 이우석도 이에 질세라 다시 10점을 기록했다. 이어 김우진이 두 번째 화살에서 9점을 기록하자, 이우석은 10점 과녁 안쪽에 완전히 들어가는 화살을 쏴 앞서나갔다. 이우석은 두 번째 화살에 힘입어 29대 28, 가장 먼저 세트 스코어 두 점을 얻어냈다(김 0 - 이 2).
2세트에서는 김우진이 앞서나갔다. 김우진은 모든 점수를 10점으로 쏘아내며 이우석을 압박했다. 이우석은 첫 발을 10점으로 쏘아냈지만, 남은 화살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30대 28을 기록, 김우진에게 동점을 허용했다(김 2 - 이 2). 이어진 3세트에서는 이우석이 세 발 모두 10점을 쏘아낸 데 힘입어 세트 스코어를 차지, 리드를 지켰다(김 2 - 이 4).
이어진 4세트에서도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김우진이 엑스텐 두 개를 곁들여 29점을 기록했지만, 이우석도 10점 두 개를 곁들인 29점을 기록해 동률을 이뤘다. 그렇게 두 선수는 스코어 한 점씩을 나눠가지며 세트 스코어가 김우진 3 대 이우석 5가 됐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김우진이 웃었다. 첫 발을 10점으로 쏘아내며 경쟁에 나선 김우진과 이우석이었지만, 이우석은 두 번째 발에서 8점을 쏘며 김우진의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세트는 29대 27(김 5 - 이 5).
화살 하나로 승부가 결정되는 슛오프가 시작됐다.
먼저 김우진이 쏘아낸 화살은 10점 라인 아랫쪽을 맞았다. 이어진 이우석의 화살이 9점 영역을 맞았다. 6년 전 아시안 게임이 생각나는 김우진의 역전승이었다.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이우석이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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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희 기자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임시현의 축하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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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위전] 삼수 끝 올림픽 무대, 이우석의 첫 개인전 메달
이제 이우석이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와 맞붙는 3·4위 결정전을 치를 차례. 비록 4강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과연 이우석다웠다.
1세트 두 개의 10점을 곁들인 이우석은 29-27로 앞서나가며 두 점의 세트 스코어를 먼저 적립했다. 이우석은 2세트에서도 역시 차례로 10점을 쏘아내며 29대 28로 승리, 세트 스코어를 4 대 0으로 벌렸다.
이우석은 3세트를 자신의 '위닝 샷'으로 만들었다. 플로리안 운루가 8점을 쏘며 부진한 사이, 이우석은 마지막 발을 포함해 두 개의 10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 세트 스코어 6대 0으로 승리하면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따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우석은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며 기분 좋게 생애 첫 올림픽을 마쳤다.
[결승전] 5세트 두 선수 모두 10-10-10... 슛오프까지 10-10... 단 4.9mm 차이로
이제는 결승전에서 김우진이 브래디 엘리슨을 상대로 막내 김제덕의 복수를 해줄 차례. 하지만 브래디 엘리슨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김우진은 첫 세트에서 8점을 쏘는 등 흔들린 탓에 27대 29를 기록, 상대에 선취점을 내줬다(김 0 - 브 2).
하지만 김우진은 금방 회복했다. 2세트에서는 과녁 한가운데에 화살을 쏘며 10점으로 첫 점을 올린 김우진은 이어 8점-10점을 기록하며 9점-8점-7점을 쏜 브래디 앨리슨을 상대로 세트를 따내 동점을 만들었다(김 2 - 브 2).
3세트는 세 발을 모두 9점에 그치며 브래디 엘리슨에 세트 스코어를 내준 김우진(김 2 - 브 4). 하지만 4세트에서는 9점-10점-10점을 기록하며 29대 27로 승리, 동점으로 5세트로 경기를 이어나갔다(김 4 - 브 4).
마지막 세트, 서로가 만만치 않았다. 김우진이 10점을 먼저 쏘아내자 브래디 엘리슨도 10점을 쏴냈다. 두 번째 발도 김우진과 브래디 엘리슨이 모두 10점을 쏴냈다. 마지막 세 번째 발. 김우진은 또 10점을 쏴내며 앞서나 싶었지만, 브래디 엘리슨도 다시 10점을 다시 쏴내며 동점, 다시금 슛오프까지 경기가 이어졌다(김 5 - 브 5).
슛오프. 김우진이 먼저 쏴낸 화살은 10점 라인을 안쪽으로 걸치는 10점이었다. 이어 브래디 엘리슨은 10점 라인을 바깥으로 걸치는 10점을 쐈다. 둘 다 10점이었지만, 과녁 한가운데로부터의 거리는 55.8mm와 60.7mm. 단 4.9mm의 차이로 김우진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시상대에서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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