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위협하는 곡예 주행 ‘따릉이 폭주족’…경찰 대대적 단속
공유형 자전거 ‘따릉이’나 공유형 전동 킥보드 등을 타고 인도(人道)를 질주하면서 위험천만 주행을 일삼는 자칭 ‘따릉이 폭주족 연맹(따폭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따폭연이 4일 오후 서울 도심 폭주 정모를 예고하면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됐지만, 이들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잠수교 북단 및 성동구 성수역, 강남구 도산대로 일대에 교통경찰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또 따폭연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과 가락시장 등에도 순찰차를 평소보다 추가했다. 따폭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도심 집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따폭연은 지난 3일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모가 서울 성수에서 이뤄진다. 용산까지 빽차(순찰차)한테 안 걸리게 조심하자”고 알렸다. 또 “오는 10일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서 정모 겸 폭주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자폭(자전거 폭주), 킥폭(킥보드 폭주), 픽시(브레이크 없는 자전거) 어느 정도 타는 분들은 함께하자. 경찰차들 다 털릴 준비 하라”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가 삭제했다.
그러나 오후 8시 기준 서울 전역에서 따폭연 관련 신고나 단속이 이뤄질 만한 불법 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성수역 2번 출구 앞 횡단보도 쪽에선 출동한 경찰관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따폭연은 나타나지 않았다. 강남 도산대로 일대와 잠수교 북단의 상황도 비슷했다. 따폭연 대신 자전거나 전동킥보드의 헬멧 미(未)착용, 무면허 운전, 인도 침범 등이 경찰의 단속·계도 대상이 됐다. 따폭연은 SNS에서 관련 언론 보도를 게시물로 올렸다.
따폭연은 지난해 9월 SNS에서 자전거를 타고 인도를 걷는 시민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며 주행하는 영상으로 처음 등장했다. 따폭연 계정에 게시된 영상 대부분 인도에서 따릉이나 전동 킥보드를 탄 채 속도를 높여 시민 보행을 위협하는 듯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자신들을 뒤따라오는 경찰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도 올렸다. 과거 게시물에서 ‘중졸’ ‘하교’ 등의 표현을 한 점에 비춰보면 대부분 10대로 추정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를 타고 난폭 운전을 하거나 앞‧뒤 또는 좌‧우로 줄지어 운행하면서 교통상 위험을 발생(공동 위험 행위)하게 하더라도 처벌이 어렵다. 도로교통법의 난폭 운전 또는 공동 위험 행위 금지 조항은 자동차나 오토바이 운전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운전자는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교통 전문 정경일 변호사는 “자전거나 PM 보급이 일상화돼있는 만큼 이를 통한 난폭 운전 상황도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인도 주행 금지 조항 등을 적용해 자전거·PM 운전자의 폭주 행위에 대해서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따폭연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대처하겠단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PM 등을 이용한 폭주 행위는 각종 사고 위험과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보람·김서원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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