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J' 안세영 "낭만 있게 끝내고 싶어요"…금메달 상상, 현실이 되고 있다 [파리 인터뷰]

김지수 기자 2024. 8. 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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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게임 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의 세계 9위 허빙자오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하계 올림픽 단식 제패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을 게임 스코어 2-1(11-21 21-13 21-16)로 이겼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방수현이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28년 만에 하계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가 됐다.

안세영은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2세트부터 마음을 다잡고 하니까 몸이 좀 풀린 것 같다"며 "바람이 전날 8강전 때와는 다르게 반대 방향으로 불었다.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내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큰 걱정은 하지 않고 경기를 펼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게임 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의 세계 9위 허빙자오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안세영은 이날 1세트를 툰중에게 11-21로 뺏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공격 범실도 적지 않았고 안세영 특유의 탄탄한 수비도 100% 발휘되지 못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자신이 왜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지 2세트부터 증명했다. 그물망 수비로 툰중의 빠른 공격 시도를 적절하게 막아낸 뒤 랠리를 살리는 방향으로 게임을 운영했다. 2게임 중반 11-10 살얼음판 리드 상황에서 조금씩 점수 차를 벌린 끝에 여유 있게 게임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안세영은 3게임까지 삼켜냈다. 툰중은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안세영은 달랐다. 15-6까지 점수 차를 벌리면서 무난하게 승기를 굳힐 것처럼 보였다.

툰중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순식간에 16-13까지 안세영의 뒤를 쫓았다. 다만 안세영은 자신의 강점인 랠리에서 다시 점수 차를 벌렸고 순식간에 20-13까지 도망갔다. 툰중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은 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게임 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의 세계 9위 허빙자오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안세영은 전날 열린 세계랭킹 6위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와 8강전에서도 게임 스코어 2-1(15-21 21-17 21-8)의 역전승을 따냈던 가운데 이틀 연속 멋진 뒤집기를 보여줬다.

야마구치는 지금은 세계 6위에 불과하지만 부상으로 쉬기 전까진 세계 1위를 오랜 기간 차지했을 만큼 강자로 꼽혔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 대진표가 나왔을 때 둘이 8강에서 격돌하기로 결정되면서 안세영이 불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경기 초반엔 안세영의 몸이 덜 풀린데다 야마구치가 행운의 득점을 여러 차례 기록하면서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부터 안세영의 체력이 빛을 발했다, 긴 랠리에서 안세영이 계속 득점하자 야마구치가 무너졌다. 결국 2게임과 3게임을 연달아 따내 안세영이 웃었다.

안세영은 2경기를 모두 돌아본 뒤 "1게임을 상대에게 내주면 엄청 부담스럽다"면서도 "정신은 더 번쩍 들게 되니까 오히려 나 스스로를 계속 몰아붙이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특유의 강한 멘탈을 뽐냈다.

이어 "3게임까지 계속해서 똑같은 스피드로 플레이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1게임을 뺏기는 게)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다"고 돌아봤다.

안세영은 커리어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 대회에서 8강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천적'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패하면서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게임 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의 세계 9위 허빙자오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안세영은 3년 사이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2022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단식 동메달, 2023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월드 클래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면서 아시아를 정복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여자 단식에서 금맥은 물론 메달리스트조차 배출되지 않았다.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까지 포디움에 오른 선수가 없었다.

안세영은 대한민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한'을 푸는 것 물론 자신의 올림픽 커리어 첫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의 허빙자오와 오는 5일 오전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포디움의 가장 높은 곳을 놓고 격돌한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금메달 3개까지 바라본 한국 배드민턴의 마지막 보루다.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새 전성기를 열어젖히며 파리에서 복식 3개 종목과 안세영에게 금메을 기대했다.

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게임 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의 세계 9위 허빙자오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하지만 한국 배드민턴은 현재까지 혼합복식 김원호-정나은 조의 은메달을 제외하고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안세영의 금이 모두에게 간절하다.

안세영 역시 여자 단식 결승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포디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상상을 하고 있다.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안세영도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가 아쉬울 정도로 힘들지만 그래도 결승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정말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계속 내일 결승만 생각해야 될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또 "포디움에 오르는 상상은 정말 많이 했다. 내 MBTI가 INFJ이기 때문에 상상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잠도 못 자고 몸이 막 굳고 그런다"고 말하며 웃었다.

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게임 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의 세계 9위 허빙자오로 결정됐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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