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금은동 '싹쓸이' 이뤄지나…김우진-이우석-김제덕 나란히 8강 진출[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양궁 남자 선수들이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하나 남은 금메달을 겨냥했다.
더 나아가 남자 양궁 최초의 올림픽 금은동 싹쓸이 기대감까지 품게 했다.
이우석(26·코오롱), 김우진(32·청주시청), 김제덕(20·예천군청)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16강을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
양궁 개인전은 총 5세트를 진행한다. 각 세트당 3발씩 쏘며, 세트에서 승리할 경우 2점을 얻고, 비기면 1점, 패배했을 경우엔 0점을 얻는다. 승점 6점이 되면 5세트가 되기 전에 경기가 끝난다.
가장 먼저 8강에 안착한 건 이우석이었다. 이우석은 16강전에서 왕옌(중국)을 6-2(30-29 29-29 30-28 30-30)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3명의 선수들 중 가장 먼저 16강전을 치른 이우석은 말 그대로 왕옌을 압도했다. 1세트부터 3발을 모두 10점을 쏴 승리를 챙기더니, 2세트는 9-10-10을 기록해 무승부를 거뒀다. 3세트에서도 3발 모두 10점을 쏘며 가볍게 2점을 획득했고, 4세트에선 왕옌과 똑같이 10-10-10을 기록해 비겼다.
왕옌이 4세트까지 2점만 얻었기에 5세트를 이겨도 총 6점을 얻은 이우석을 역전할 수 없어 이우석의 8강 진출이 확정됐다. 왕옌은 12발을 쏴 116점을 올리며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이우석이 12발 중 11발을 10점에 맞춰 8강행 티켓을 넘겨야 했다. 왕옌은 이날 경기에서 허탈한 듯 자주 웃었다.
이우석에 이어 파리 올림픽 2관왕이자 대표팀 맏형 김우진도 12발 중 10점을 11발이나 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8강으로 올라갔다.
앞서 남자 단체전과 임시현(21·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 김우진은 16강전에서 마르쿠스 다우메이다(브라질)를 7-1(29-29 30-27 30-29 30-28)로 격파했다.
1세트에서 10-9-10을 쏘며 다우메이다와 비긴 김우진은 이후 2~3세트에서 쏜 9발을 모두 10점에 맞춰 6점을 챙기면서 가볍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우메이다는 현재 남자 개인 세계랭킹 1위다. 세계랭킹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순 없지만 김우진 앞에선 힘 한 번 쓰지 못했다.
김우진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 5개 획득에 도전한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던 그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해 올림픽 금메달 갯수를 4개로 늘렸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총 5개 이상 딴 한국 선수는 없었다.
한국 선수들 중 올림픽 금메달이 가장 많은 선수는 김우진을 포함해 1988 서울 올림픽 양궁 여자 2관왕에 이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을 거머쥔 '신궁' 김수녕,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50m 권총,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m 권총에서 우승한 진종오까지 총 3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김우진이 만약 개인전까지 우승하면 한국 선수로서 최초로 올림픽에서 5번째 금메달을 딴 선수로 등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표팀 막내 김제덕은 산티아고 아르실라(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긴장감 넘치는 맞대결 끝에 6-4(30-27 27-25 27-28 27-28 28-27)로 승리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제덕은 1세트부터 3발 모두 10점을 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에서 살짝 흔들려 8점을 한 발 쐈지만 27-25로 승리해 2세트도 가져갔다. 그러나 3세트와 4세트를 모두 27-28로 패하면서 동점을 이뤘다.
마지막 5세트에서 아르실라가 첫발을 10점에 쏴 대역전극을 쓰는가 싶었지만 김제덕이 흔들리지 않고 9-9-10을 쏘며 10-8-9를 기록한 아르실라를 누르고 5세트를 가져가 6-4로 승리해 이우석, 김우진과 함께 8강으로 향했다.
지난 도쿄 대회 때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개인전을 32강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던 김제덕은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 파리 올림픽 개인전 8강 안착에 성공했다.
양궁 남자 개인전 8강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8시에 시작된다. 이후 준결승과 동메달 결정전 그리고 결승전까지 모두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양궁은 한국의 효자 종목이 됐다. 먼저 임시현,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했다.
1988 서울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내주지 않았던 여자 양궁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4-4(56-53 55-54 51-54 53-55)로 비긴 뒤 슛오프(SO)에서 29-27로 이겨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남자 대표팀도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우석, 김제덕, 김우진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29일 개최국 프랑스를 세트 스코어 5-1(57-57 59-58 59-56)로 누르며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남녀 대표팀이 모두 금메달을 차지한 후 혼성 단체전도 한국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김우진과 임시현으로 구성된 혼성 대표팀은 지난 2일 결승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미셸 크로펜 조를 세트스코어 6-0(38-35 36-35 36-35)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여자 양궁 에이스 임시현이 대표팀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과의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승리해 이번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양궁에서만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챙긴 가운데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3명의 선수 모두 8강에 올라갔다. 만약 한국에서 남자 개인전 우승자가 나오면 올림픽 최초로 양궁 금메달 5개를 한국이 차지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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