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게임 내주고 역전한다…'셔틀콕 여제' 안세영의 비밀

김효경 2024. 8. 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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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드민턴 결승에 진출한 안세영. 파리=김성룡 기자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은 역전의 명수다. 1게임을 내줘도 2, 3게임을 이겨 승리한다.

안세영은 4일(한국시간)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에게 2-1(11-21, 21-13, 21-16)로 이겼다.

안세영은 전날 열린 8강전에서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1게임을 내줬지만, 두 게임을 내리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둔 안세영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여자 단식 선수로서 28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여자 배드민턴 결승에 진출한 뒤 환호하는 안세영. 파리=김성룡 기자

안세영은 경기 뒤 "(첫판을 지면) 엄청 부담스럽지만, 정신은 더 번쩍 든다. 오히려 저를 계속 몰아붙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1게임을 내준 데 대해선 "긴장을 많이 했다. 2게임부터 움직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답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안세영은 부상을 딛고 불굴의 투지로 이겨냈다. 그는 "예전에 너무 욕심이 많고 성급했다.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편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나는 할 수 있다', '한 점씩 하다 보면 언젠가 따라잡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막판 상대의 추격에 대해선 "(과거에) 역전됐던 상황에 느꼈던 분노를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 이를 악물었다"고 했다.

여자 배드민턴 결승에 진출한 안세영. 파리=김성룡 기자

결승 상대는 세계 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다. 당초 안세영의 결승 상대로 꼽혔던 세계 2위 천위페이(중국)는 8강전에서 허빙자오에 져 탈락했다. 유력한 결승 상대로 꼽혔던 천위페이가 8강에서 탈락하면서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안세영은 방심하지 않았다. "천위페이와 올림픽 결승에서 맞붙으면 멋있는 그림이 됐을 텐데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라 생각한다. 천위페이의 탈락이 금메달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내가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배드민턴 결승에 진출한 뒤 환호하는 안세영. 연합뉴스


안세영은 "낭만 가득한 해피엔딩을 꿈꾸는데 이 들뜬 마음을 내일이면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 약속을 지키기는 것만 생각하겠다. 국민들이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 마지막 결승에서도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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