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표가 안나와" 이재명 한마디에…김민석, 정봉주 꺾고 1위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호남에서도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확인했다.
민주당은 4일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합동연설회를 열고 호남 권리당원 투표를 마쳤다. 당 대표 후보로 재출마한 이재명 전 대표는 광주 83.6%, 전남 82.5%를 확보해 누적 득표율 87.0%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광주 14.6%, 전남 15.7%로 누적 득표율 11.5%였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전북 순회경선에서도 84.8%를 득표하며 무난히 1위를 유지했다. 호남 3개 지역 권리당원은 약 41만명으로 전국(123만명)의 3분의 1에 달해 전당대회 결과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다만 타지역보다 호남에선 이 전 대표 득표율이 80% 초·중반대로 다소 떨어지면서 90%대를 유지했던 누적 득표율도 80%대로 내려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는 ‘일베(극우 온라인 커뮤니티)’나 다름없던 공장 노동자 이재명을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역점 정책인 ‘기본사회’를 “우리 미래”라고 하며 “극단적 갈등과 경제체제 위험으로 대공황 같은 지옥이 될 수도 있고, 공평한 사회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누리는 천국이 될 수도 있다. 지옥일지 천국에 가까울지는 스스로 준비하기 달려있다. 민주당이 그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이 전 대표가 내세운 종부세 완화 및 금투세 유예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며 “용산과 국민의힘 한동훈이 확실하게 신경 쓰는 그들(부자들)을 왜 우리가 챙겨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대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강성 친명 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거론하며 “현재 우리 당 운명은 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행태는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비판했다.
8명 가운데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는 호남에서 1ㆍ2위가 바뀌는 판도 변화가 일어났다. 김민석 후보가 그간 1위를 유지해 온 정봉주 후보를 3일 누적 득표율에서 역전한 데 이어 4일 틈새를 더 벌렸다. 김 후보는 3일 전북(19.0%), 4일 광주(17.4%)ㆍ전남(17.4%)을 합산해 누적 득표율 17.6%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전북(13.3%)ㆍ광주(11.6%)ㆍ전남(12.1%)을 합산해 누적 득표율 15.6%였다.
김 후보의 약진 배경엔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지지자들 앞에서 “왜 이렇게 김민석 표가 안 나오나”라고 한 뒤 김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시켰고, 이후 당원들 사이에서 ‘명심은 김민석’이란 여론이 퍼졌다. 광주에서 만난 당원 김상일(54)씨는 “경험과 노련함이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고, 한선숙(53)씨는 “원외 후보보다는 이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원내 후보가 최고위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의 유일한 최고위원 후보’를 내세운 민형배 후보도 광주ㆍ전남에서 선전했다. 민 후보는 3일까지 누적 득표율 6.5%로 7위였으나, 4일 광주(27.8%)ㆍ전남(21.7%)에서 득표율 1위를 하며 누적 득표율 12.3%를 기록했다. 이날 투표 결과 김ㆍ정 후보에 이어 한준호(13.8%)ㆍ전현희(12.6%)ㆍ민형배 후보 순이었다. 민주당은 경기(10일)·대전·세종(11일)·서울(17일)에 이어 18일 온라인 투표를 못 한 권리당원 ARS 투표를 합산해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이날 열린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선 혁신회의 대표인 강위원 후보를 누르고 ‘이재명 변호인’ 양부남 의원이 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
광주=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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