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첫 대회 우승한 윤이나, "선물 같은 우승...얼떨떨하고 행복하다"
이은경 2024. 8. 4. 17:19
윤이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후반기 첫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 세 차례 준우승 끝에 드디어 우승을 신고했다.
윤이나는 4일 제주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즈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그룹 방신실, 강채연, 박혜준(이상 12언더파 276타)을 2타 차로 제쳤다.
통산 2승을 올린 윤이나는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를 하고도 경기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져 대한골프협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징계가 1년 6개월로 경감돼 올 시즌 KLPGA 투어 무대에 복귀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윤이나는 골프 선수로서의 도덕성과 규정의 형평성을 두고 복귀에 관해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걸 견뎌야 했다. 그 와중에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고 전반기에만 준우승 세 차례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윤이나는 장기인 장타를 앞세우면서도 침착하고 냉정한 코스 매니지먼트로 우승을 굳혔다.
윤이나가 논란 속에 조기 복귀한 후 투어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은 한동안 그에게 인사조차 건네지 않는 등 차가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윤이나는 이번 우승 직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경기 후 공식인터뷰 윤이나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선물 같은 우승이 찾아와서 너무 얼떨떨하지만 행복하다. 많은 긴장감 속에서 경기했는데, 옆에서 캐디가 긴장 풀도록 도와줘서 그 덕분에 긴장 풀고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다."
-25개월 만의 우승이라 더 남다를 것 같은데 챔피언 퍼트 할 때 무슨 생각 들었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시 골프 할 수 있을지도 몰랐는데 우승 퍼트 순간 맞이하게 돼 뭐라고 표현 못할 만큼 많은 순간이 머리 속을 지나갔다. 짧은 퍼트였지만, 10cm도 안되는 퍼트였지만 이걸 마무리하고 생각하자 생각했다."
-캐디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루키 시즌 전부터 캐디 찾으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그 때 지금의 캐디 삼촌을 처음 뵙고 바로 다음 시즌 함께 하자고 했다. 그게 2021년이었다.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루키 시즌에 많은 힘을 주셨고, 힘든 시간 보내고 있을 때에도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셨다. 복귀 후에도 제 곁을 지켜 주셨고 오늘 이렇게 영광스러운 순간 맞이해 기쁘다."
-루키 시즌(2022년)보다 발전된 것이 있는지?
"샷이 좋아졌다. 페어웨이 적중률도 좋아졌고,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샷을 이어 나갈 수 있다고 최근 경기에서 느꼈다. 샷 적인 부분이 루키 시즌과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
-자숙 기간이 있었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는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면서 인생에 대해서도 고민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런 철학적인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도 주변에서 엇나가지 않게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해주셨고, 옆에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계속해서 사랑해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언제쯤 더 활짝 웃을 수 있을 것 같은지?
"계속해서 경기하면서 골프 선수로 살아가다 보면 점점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숙 기간 중 기억에 남는 부모님이 해 주신 말이 있나?
"잘못을 하고 거의 3개월 동안 집밖에 안 나갔다. 나가기 힘들었고, 그러면서 부모님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그 때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의 목표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올해 세우지는 않았다. 복귀할 수 있음이 가장 큰 선물이었고, 그걸로 다시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매 순간 감사하면서 경기하고 있고, 매 샷 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 목표는 지금처럼 건강하고 즐기면서 골프 하는 것, 그게 목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좀 더 훌륭한 선수가 된다면 골프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 진심으로 그런 생각한다."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처음보다 다른 선수분들이 조금 더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고 수고했다, 잘했다고 해주기도 한다. 앞으로 계속 경기를 해 나가면서 계속 선수들에게 조금 더 밝게 인사하고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물 뿌려줄 때 무슨 생각을 했나?
"동료들이 물 뿌려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물 뿌려주는 것이 축하의 의미인 것 같아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자숙기간에 책도 읽었나?
"책 많이 읽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반기 우승 또 하고 싶은 대회를 꼽는다면?
"하반기에 메인 후원사 대회인 하이트진로 대회다. 프로 전향 후에 처음으로 메인 후원사 대회에 나가는데 거기에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
-우승 상금(1억8000만원)은 어떻게 쓸 생각인가?
"부모님께 모두 드리고 싶다. 힘든 시간 부모님이 없었다면 못 버텼을 것 같다. 부모님은 제가 벌어온 돈이라고 한 푼도 못 쓰시는데, 이 상금은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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