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신기록 쓰고 시카고 달궜다…비상하는 스트레이 키즈
빌보드200 5연속 1위 신기록…JYP 박진영 "비현실적"
재계약 발표하고 스타디움 월드투어 앞둬
“한 곡 더 원해요? (집에) 가야하는데, 규칙 한 번 깨보죠. 우리가 책임질게요!”
8인조 남성아이돌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공원에서 열린 대형 음악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예정에 없던 두번째 앵콜곡으로 ‘헤븐’을 선곡했다.
폭발적인 관객의 환호에 리더 방찬은 “여러분들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특' '톱라인' '칙칙붐' 등 20여곡을 들려준 이들의 무대는 미국 이외 지역에선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는데, 20만명 이상이 동시 시청했다. 빌보드는 “스트레이 키즈가 진솔하게 소통하는 록 스타와 같은 성격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올해 전세계 유명 축제를 돌며 K팝 대표주자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이데이즈’, 영국 런던의 ‘BST 하이드 파크’ 무대에서 K팝 보이그룹 최초로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에는 K팝 그룹 최초로 멤버 전원이 미국 패션계 최대 행사 ‘멧 갈라’에, 지난 1월에는 프랑스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주최한 자선 행사에 참석했다.
“비현실적”, JYP도 놀란 스키즈 기록
빌보드 차트에서도 스트레이 키즈의 인기는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달 19일 발매한 미니 8집 ‘에이트(ATE)’와 타이틀곡 ‘칙칙붐’은 8월 3일자 빌보드 메인차트를 수놓았다. ‘빌보드 200’과 ‘아티스트 1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핫 100’에선 자체 최고 순위인 49위에 랭크했다. 스트레이 키즈 외에 ‘핫 100’에 진입한 보이그룹은 방탄소년단 뿐이다.
스트레이 키즈는 '오디너리'(2022년 3월), ‘맥시던트’(2022년 10월), ‘파이브 스타’(2023년 6월), ‘락스타’(2023년 11월)에 이어 이번 '에이트'까지 5개의 앨범을 연속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올려놓았는데, 이는 K팝 그룹 최초의 기록이다.
미국 포브스는 “앨범 수로는 6개를 ‘빌보드 200’ 1위에 올려 놓은 방탄소년단이 K팝 최다 기록”이라면서도 “방탄소년단이 군 복무 중임을 고려할 때, 스트레이 키즈가 올해 안에 동률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음반 판매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출연한 ‘칙칙붐’ 뮤직비디오는 6000만 뷰를 돌파했는데, 공개 2주가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인기 뮤직비디오 18위에 올라 있다.
이같은 성과에 스트레이 키즈는 “스테이(팬덤)를 비롯해 우리 음악과 무대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영광스럽게 다섯 번째 ‘빌보드 200’ 1위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앞으로도 음악과 무대에 진심을 다해 전 세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속사를 통해 밝혔다.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CCO(최고 창의성 책임자)는 “미지의 영역으로 올라가는 스트레이 키즈와 스테이. 비현실적이다.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적었다.
뚝심 있는 스키즈 표 음악
스트레이 키즈는 리더 RM을 중심으로 뭉쳐, 자전적 노래와 칼 군무 퍼포먼스로 해외 팬층을 넓혀간 방탄소년단과 닮은 부분이 있다. 박진영은 스트레이 키즈가 데뷔한 2018년 JTBC ‘아이돌룸’에 출연해 “JYP에서 7년 연습생을 한 리더 방찬에게 멤버 구성을 맡기고, 직접 음악을 만들도록 하는 등 새로운 형태를 취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 키즈의 자체 프로듀싱팀 쓰리라차(방찬, 창빈, 한)는 ‘신메뉴’, ‘소리꾼’, ‘매니악’ 등 지금까지 발매한 거의 모든 노래를 직접 만들었다. 이들의 노래는 전개를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멜로디 변주와 언어 유희를 살린 노랫말, 쉴 틈 없이 몰아치는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강렬하고 중독성이 강해서 '마라맛 장르'라고도 불린다.
앨범 명엔 ‘고생’(GO生), ‘인생’(IN生), ‘락스타’(樂-STAR) 등 한자를 섞고, ‘할 말을 내뱉지 퉤 퉤 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네’ 등 직설적인 가사를 녹인다. K팝에 이지리스닝 열풍이 불어도 이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이어가고 있다. 신곡 '칙칙붐'에 영어와 스페인어 가사를 섞는 등 해외 팬들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성공 이후 현지화 시도를 하는 그룹이 많았는데, 특히 스트레이 키즈는 뚝심있게 한국적인 특징을 살려 해외의 K팝 팬을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JYP가 자생적인 환경을 깔아준 덕분에 스트레이 키즈가 자신들만의 다재다능한 여러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24~25일, 31일~9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새 월드투어 ‘도미네이트’의 포문을 연다. 이번 투어는 스타디움 급으로 규모를 키워 싱가포르·호주·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을 돈다. 북미·유럽·중남미 지역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스트레이 키즈는 최근 멤버 전원이 소속사인 JYP와 재계약을 맺었다. 쇼케이스에서 멤버들은 “우린 가족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재계약을 결정했다. 이번 기회가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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