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감동! 신유빈, 졌는데 하야타 축하→"20살인데 실력+예의 모두 갖춰"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에서 4위를 차지한 신유빈이 동메달을 딴 상대를 진심으로 축하해 일본 탁구 팬들로부터 칭찬를 받았다.
일본 매체 'J-캐스트'는 4일(한국시간) "한국 여자 탁구 대표 신유빈의 경기 후 행동이 인터넷 상에서 칭찬을 받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지난 3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5위 하야타 히나(일본)와 붙어 게임 스코어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역전패했다.
앞서 신유빈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천멍에게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로 완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하야타도 세계랭킹 1위 쑨잉사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0-4로 졌다.
신유빈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상대하게 된 하야타는 자타 공인 일본 여자 탁구 1인자이자 비중국 선수들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하야타는 중국 선수들이 불참했던 2021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식, 혼합복식, 여자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했다. 결승에서 중국 최강 쑨잉사를 만나 1-4로 패했지만 비중국 출신으로 57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식 결승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파리 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동메달을 두고 한일전이 펼쳐진 가운데 2004 아테네 대회 김경아(동메달)에 이어 20년 만에 여자 탁구 단식 메달 획득에 도전했으나 하야타에게 패하면서 4위로 마무리했다.
신유빈은 이날 1게임을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리드를 점하고 있던 2, 3게임을 하야타 히나에 내준 뒤 주도권을 뺏겼다. 4게임마저 놓친 가운데 5게임에서 반격에 성공했지만 6게임에서 하야타 히나에 밀리면서 아쉽게 게임을 마감했다.
이번 대회 초반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신유빈은 단식에서 또 하나의 메달에 도전했으나 자신의 올림픽 단식 역대 최고 성적을 세운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경기가 끝난 후 신유빈의 행동이 일본 탁구 팬들을 감동시켰다. 패배가 확정된 뒤 신유빈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던 하야타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승리를 축하해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매체도 "인터넷 상에서 신유빈의 경기 후 행동에 대해 칭찬의 목소리가 쇄도했다"라며 "신유빈은 메달을 놓쳤음에도 미소로 히야타를 축하해줬고, 이제 20세인 한국 탁구 에이스의 행동은 일본 탁구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졌는데도 웃는 얼굴로 히야타와 포옹한 신유빈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20세인데도 실력과 예의를 갖춘 훌륭한 선수", "동메달을 놓쳤음에도 웃는 얼굴로 축하하는 건 굉장하다"라며 신유빈의 스포츠맨십을 칭찬했다.
아쉽게 동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신유빈은 하야타에게 축하를 보낸 뒤 인터뷰에서 상대의 노력을 치켜 세우며 결과를 받아 들였다.
신유빈은 동메달 결정전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나를 이긴 상대들은 나보다 더 오랜 기간 열심히 묵묵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부분을 인정하고 더 오랜 기간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신유빈을 꺾고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딴 하야타는 이날 부상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손잡이인 그는 왼속 손목에 통증을 느껴 테이핑을 하고 쑨잉사와 준결승전을 치처 부상이 의심됐다.
하야타의 왼쪽 손목 상태는 실제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야타는 신유빈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도 혼자 샤워도 못할 정도로 왼손을 사용할 수 없었다"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많은 본들이 도와주셨다. 오늘 새벽 4시까지 손목을 케어 받는 등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다 도움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에서 동메달을 딴 건 금메달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3년 동안 내 어떤 행동이 잘못돼서 하나님이 짓궃게 이러시는 건지 생각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보면 극복할 수 있는 시련을 준 게 아닌가 생각했다. 게임 전에도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마지막까지 해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야타는 이와 함께 여자 단체전에서도 동료들과 포디움에 오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아직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얻지 못한 히라노 미우, 하시모토 미와와 또 다른 도전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하야타는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다. 다만 히라노 선수와 하시모토 선수는 아직 메달을 따지 못했다. 셋이 일치단결해서 금메달을 목표로 단체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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