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매일 10번 순찰…469명 구한 '난징의 천사'

이소진 2024. 8. 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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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매일 다리를 순찰하며 469명의 투신을 막은 중국 남성이 화제다.

2일(현지시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난징(남경)에서 가장 큰 대교인 양쯔강 다리를 매일 순찰하는 천쓰 씨(56)의 사연을 전했다.

천 씨는 20년 넘게 하루에 10번씩 대교를 순찰하며, 대교 위에서 머뭇거리거나 정처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투신하는 것을 막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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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난징 양쯔강 다리 순찰하는 천쓰 씨
구조 후에도 심리적·경제적 도움 주려 노력

20년 넘게 매일 다리를 순찰하며 469명의 투신을 막은 중국 남성이 화제다.

2일(현지시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난징(남경)에서 가장 큰 대교인 양쯔강 다리를 매일 순찰하는 천쓰 씨(56)의 사연을 전했다.

다리 위를 순찰 중인 천쓰 씨(56).[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천 씨는 20년 넘게 하루에 10번씩 대교를 순찰하며, 대교 위에서 머뭇거리거나 정처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투신하는 것을 막아왔다. 천 씨가 지금까지 구조한 사람은 총 469명이다.

천 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대교 위에서 절망에 빠진 소녀를 만나면서부터였다. 그는 소녀가 투신하려 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다가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소녀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도시로 왔지만, 구직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차비마저 없자 투신을 결심하고 양쯔강 다리로 온 상태였다. 이야기를 들은 천 씨는 소녀에게 집으로 갈 차표와 먹을 것을 사줬고, 소녀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이날을 계기로 '다리 위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 '생명을 소중히 하라'라고 적힌 빨간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고 양쯔강 다리를 순찰하고 있다.

천 씨는 "오랜 경험으로 자세만 보면 투신을 하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며 "극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 사람들은 신체 움직임이 불편하고 무거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에게 '숨이 붙어 있는 한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새 삶을 얻은 사람들에게 심리적·경제적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이들을 수용할 방을 마련하고 짧게는 3일에서 5일, 길게는 1~2년간 편히 머물 수 있도록 했다.

구조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학비를 낼 형편이 안 되는 한 소녀였다"며 소녀를 설득해 투신을 막고 친구들과 모금에 나서 1만 위안(약 190만원)의 등록금을 마련해주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천 씨의 선행이 알려지며 중국의 주요 방송사는 '난징의 천사'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 "20년 전 뉴스에서 그를 본 적이 있는데 여전히 생명을 구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삶의 기회를 주는 천 씨는 정말 천사다" 등 천 씨를 응원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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