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뇌부 베이다이허 시즌 시작…차이치, 전문가 만나 "애국분투" 강조
중국 최고 수뇌부의 연례 베이다이허(北戴河) 하계 휴가시즌이 시작됐다.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중공) 총서기의 위탁을 받은 차이치(蔡奇) 정치국 상무위원이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전문가 57명을 문안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베이다이허 휴가는 대체로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베이징에서 두 시간 거리인 해변 휴양지에서 열리는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휴가를 겸한 연례 비공개 회의다. 전문가 좌담회는 회의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당 중앙과 국무원(정부) 명의로 대표적인 전문가와 인재를 여름 휴가 기간 베이다이허에 초청하는 것은 당과 국가 인재 업무의 중요한 제도라고 규정했다. 올해 휴가는 ‘애국 분투’를 주제로 자연과학, 공학기술, 철학 및 사회과학, 문화 예술 등 영역의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CC-TV는 지난 6월 24일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수상한 쉐치쿤(薛其坤) 남방과기대 총장이 차이치 옆자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올해 베이다이허 휴가는 중공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폐막 직후 진행된다. 차이치는 “이번 3중전회는 진일보한 전면적인 심화 개혁의 전체 파노라마를 그렸으며, 중국식 현대화를 위한 광활한 무대를 제공했고, 폭넓은 전문가와 인재들은 업무를 추진하고 창업을 할 가장 좋은 시기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베이다이허 행사에는 리간제(李干杰) 중앙조직부 부장, 천이친(諶貽琴) 국무위원, 장신즈(姜信治) 전국정협 부주석도 참가했다.
중국이 베이다이허 시즌에 돌입하면서 당 수뇌부도 공개활동을 속속 중단했다. 시 주석,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전국정협 주석, 딩쉐샹 부총리, 리시 중앙기율위 서기는 지난달 30일 정치국 회의 이후 관영 매체에서 모두 모습을 감췄다. 리창 총리가 1일 폭우로 피해를 본후난성 수재를 위문 이후 공개활동을 중단한 것이 마지막 활동이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지난 1954년 마오쩌둥의 결정으로 시작됐다. 마오는 1958년 대약진 운동과 대만 진먼다오(金門島) 포격을 베이다이허에서 결정했다. 덩샤오핑은 1987년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현직 수뇌부와 전문가가 격의 없이 국가 현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회의 방식을 바꿨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함께 집권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를 폐지했다고 당 기관지가 보도했지만, 곧 부활했다.
일각에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이미 사라지고 순수한 휴가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2일 오는 16일까지 여름 휴가 시즌에 들어간다며 오는 19일부터 정례브리핑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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