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일 줄이야…대청호는 지금 '장마 쓰레기'와 전쟁 중[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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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류·생활쓰레기 등 부유물 1만8000㎥
지난 1일 대청호 상류에 있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장비 2대가 물속에서 부유물을 연신 건져내고 있었다. 대부분 나무와 풀이었지만, 스티로폼과 플라스틱병·폐가전제품·가구 등 생활 쓰레기도 수두룩했다. 대형 트럭을 이용해 물에서 꺼낸 부유물을 적치장으로 옮겼다. 적치장 한쪽(약 1200㎡)에 2~3m 높이 부유물 더미가 길게 쌓여있었다.
매년 장마가 끝나면 대청호 석호리 앞 호수는 거대한 쓰레기 섬처럼 변한다. 이곳에 설치한 1㎞ 길이 차단막에 각종 부유물이 걸려서 한 데 모이기 때문이다. 대형 부표를 이어 만든 차단막은 먹는 물을 끌어올리는 취수장 쪽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든 시설이다. 대청댐 인근 취수장과 석호리 수역은 약 35㎞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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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락객 쓰레기만 줄어도 작업 수월할 것” 토로
석호리에 떠내려온 부유물은 전북 무주, 충남 금산, 충북 영동 양산·양강면 등 상류에 있는 농경지와 마을·계곡·관광지에서 왔다. 행락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보이는 일회용품과 호숫가에 있던 폐 영농자재도 있다.
폭염 속에서 인부 10여명은 이런 쓰레기를 수거했다. 높은 습도까지 더해 작업자 몸에서 연신 땀이 흘렀다. 이들은 차단막에 걸린 부유물을 그물로 포집한 다음 선박을 이용해 연안으로 끌어왔다. 굴삭기를 이용해 무더기를 바깥으로 꺼냈다. 방 이장은 “나무와 잡풀이 물 위에 떠 있다 보니 그물을 두르고, 원하는 방향으로 옮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상류에서 내려온 부유물 때문에 20년 넘게 매년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생활 쓰레기 비율만 줄더라도 작업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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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 속 20일 넘게 수거…완전 처리까지 3개월
또 다른 차단 시설이 있는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서도 부유물 수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수거 업체 관계자는 “20여 일간 3100㎥ 정도를 작업했다. 전체 수거량의 70% 정도인데 25t 화물차로 120대 분량”이라고 말했다. 추소리 차단 시설과 적치장은 옥천 지역 대표 관광지인 부소담악 진입로에 있어서 관광객이 불편을 겪고 있었다.
부소담악은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아 우암 송시열 선생이 소금강이라 이름 지어 노래했다고 전해오는 관광명소다. 물 위로 솟은 기암절벽 길이가 700m에 달한다. 2008년 국토부가 선정한 ‘한국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하천 100곳’ 중 하나다. 경기도 이천에서 온 문모(60)씨는 “관광지 앞에 쓰레기 작업장이 있다 보니 들어올 때부터 불쾌한 기분이 든다”며 “산책길과 맞닿은 호숫가에 스티로폼이나 소파·비닐봉지가 나뒹굴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수거 작업을 하려면 적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수적인데 추소리에는 부소담악 인근 외에는 그런 부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 공사는 지난해 대청호 장마 쓰레기 처리에 9억여 원을 썼다. 올해 처리 비용은 1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옥천=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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